[MT리포트]배당주株에'올인'…버핏의 투자기준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8.04.1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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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는 배당으로]55년간 배당금 늘린 코카콜라 주식 30년째 보유… 버핏의 유별난 배당주 사랑

편집자주 편주: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저성장 시대에 투자를 늘리지 않는 기업들이 위기대비를 명분으로 이익을 쌓아만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배당 수준은 세계 최하위로 떨어졌다. 성장 과실을 주주에게 나눠줘 돈이 돌게 해야 한다. 국민의 노후도 배당 확대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배당 현실을 살펴 본다.

[MT리포트]배당주株에'올인'…버핏의 투자기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배당주를 특히 좋아한다.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45개 상장주식 중 35개가 배당주였다. 이는 짠물 배당으로 평가절하를 받는 한국 상장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월 버크셔해서웨이는 주주들에게 보낸 2017년 연례 서한에서 지난해 투자주식 배당금으로만 37억달러(약 3조960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버핏은 전통적인 고배당주 뿐 아니라 현재는 배당 여력이 크지 않으나 수익성이 개선되면 배당을 늘릴 기업을 주로 본다. 투자기업 CEO(최고경영자)가 배당에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앞서 살펴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버핏이 택한 배당주 가운데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주식으로는 코카콜라가 꼽힌다. 버핏은 1987년 주식시장이 급락한 이듬해 코카콜라 주식을 값싸게 대량 매수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 비중 9.6%(5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무려 55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늘려왔고 현재 배당수익률이 3.6%에 달한다. 포트폴리오 2·3위를 기록하고 있는 웰스파고(14.53%)와 크래프트하인즈(13.24%)도 고배당주로 꼽힌다.

웰스파고의 배당수익률은 2.6%로 6년 연속 배당금을 증액해왔다. 대규모 합병으로 버크셔해서웨이가 대주주에 오른 크래프트하인즈의 배당수익률은 3.7%이고, 3년 연속 배당금을 늘려왔다.

포트폴리오 비중은 작지만 배당 수익률이 높은 기업들도 많다. 부동산 투자 신탁사 스토어캐피탈의 배당 수익률은 5.3%에 달했고, 2006년부터 투자해왔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도 4.2%의 배당 수익률을 기록했다. 사노피도 코카콜라처럼 23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배당금을 증액한 기업이다.


이 밖에 계속해서 배당을 증액한 기업은 월마트(배당수익률 2.3%, 44년간), J&J(배당수익률 2.6%, 55년간) 등이 있다.

버핏이 애플에 투자하면서 배당투자 원칙이 깨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는데, 애플도 껍질을 까보니 배당주였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애플에 대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잡스가 사망한 후 애플은 2012년부터 배당을 실시했다. 애플이 17년 만에 배당을 다시 시작한 이유는 잡스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잉여 현금흐름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잉여 현금흐름은 2010년과 2011년에 전년대비 80% 이상 급증하는 흐름을 보였다. 2012년에는 잉여 현금흐름이 400억달러를 돌파했고, 그러다 보니 배당과 자사주매입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배당수익률은 1.8%였고 자사주 매입도 병행됐다. 애플은 지난해 버크셔해서웨이가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기업(포트폴리오 14.63%, 1위)이 됐다.

버핏은 한국 상장사 가운데 포스코에 투자한 적 있다. 포스코 투자는 당시 주가상승으로 큰 수익을 안겨줬는데 2008년과 2009년(결산기준)에는 배당금으로도 각각 394억원, 315억원을 받았다. 배당이 글로벌 수준으로 상향된다면 한국증시에 외국인들의 새로운 러브콜이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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