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마케팅 전문 업체가 보낸 홍보 메일 화면
소규모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포털사이트 계정을 통해 메일 한 통을 받았다. 평소 혼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매장 홍보를 해왔던 차에 생각보다 적은 비용으로 포털사이트 상위 항목에서 검색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수백 개의 아이디를 사용해 특정 검색 결과를 포털 상위에 노출 시키는 이른바 ‘검색 브로커’들이 온라인에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포털 검색어 순위나 블로그 방문자 수 등을 불법으로 조작하고 대가를 받는 브로커들이 만연하고 있다. 병원, 식당, 학원 등 수요가 많은 곳을 집중 공략해 큰 돈 들이지 않고 연관 검색어, 우선 검색어 순위 등을 조작해 노출 빈도를 높여 준다며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지난해 부당한 방법으로 검색 순위를 올려주고 대가를 챙겨 실형을 선고받은 일당이 쓴 방식도 매크로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2014년 6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사무실에서 포털 블로그와 카페, SNS 등에 자동으로 댓글을 달거나 추천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뒤 중개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다 적발됐다. IP 주소를 변경, 우회하는 기능을 통해 마치 여러 대의 컴퓨터에서 접속하는 것처럼 만들어 네이버 차단 프로그램도 무력화했다.
올해 초 프로게이머 출신이 브로커와 작당해 수년간 검색어 순위를 조작, 수십억원 대의 수익을 올린 정황이 드러났다. 그는 30대 초반부터 3년여 동안 사무실에 컴퓨터 100여대를 설치한 뒤 특정 과정을 반복하는 봇(BOT) 프로그램을 깔고 네이버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돈을 갈취했다. 식당, 병원, 학원 등을 대상으로 장 씨가 올린 이익은 34억원여에 달한다. 법원은 장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27억8200여만원을 추징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나 의심되는 IP를 거르기 위한 장치들이 있지만 이를 피하는 새로운 수법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다”며 “부당한 방식으로 정보를 조작해 포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검색 브로커들과 끝없는 혈투를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