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공을 시작할 때만 해도 쉽게 취업에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요즘은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컴퓨터공학 복수전공을 추천한 경영대 선배 4명 중 2명은 취업에 성공했지만 다른 선배 2명은 수십 군데에서 거듭 탈락만 하고 있다.
지방국립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생인 이모씨(여·22)는 "취업이 잘 된다고 해서 전자공학부를 복수전공으로 결정했는데 오히려 짐만 될 것 같아 후회하고 있다"며 "체감하는 공부량은 국문과에 비해 다섯 배는 많지만 지난 학기 60명 중 53등밖에 하지 못해 재수강을 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과계열 복수전공·부전공을 신청하기 앞서 회사나 직군에 대한 목표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떤 직무를 할지 생각하고 거기에 맞게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선택하면 취업할 때 경쟁력이 생기지만 묻지마식 접근은 손해만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저 취업이 잘될 것이란 기대로는 적응 자체가 어렵다. 권오석 충남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최근에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 등 공과대학 소속 전공을 배우겠다고 찾아오는데 생각보다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수학이나 물리학 등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공학계열 전공 학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오태우 인크루트 취업컨설턴트는 "요즘 막연하게 공학계열 학과를 전공하면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며 "기업이나 자신이 원하는 직무가 무엇인지 고민한 후에 결정해야 동기부여도 되고 실제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여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가 학점이 떨어지면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반드시 원하는 회사나 직무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하고 해당 학과 수업도 청강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