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시와 부동산시장에 따르면 한 채당 1억원이 안되는 투자금으로 아파트를 사들여 시세차익을 노리던 갭투자자들이 몰렸던 성북구는 최근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 매매가격이 큰 폭 오른데 반해 전셋값 상승은 소폭에 그쳐 투자금이 크게 늘고 수익률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성북구 길음동 M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동네는 워낙 전세수요가 탄탄해서 전셋값이 빠지진 않지만 매매가가 뛰면서 '갭'이 벌어졌다"며 "대출도 조이고 양도세도 올리니까 갭투자를 해도 먹을게 많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역세권으로 갭투자 수요가 많았던 길음뉴타운8단지 래미안 전용면적 84㎡은 지난달 7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전세가는 5억원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려면 각종 부대비용을 빼고도 최소 2억3500만원이 필요하다. 1년 전 실거래가가 6억원으로 실투자금이 8000만~9000만원에 그쳤다면 이젠 1억5000만원이 더 필요하다.
인근 길음동 동부센트레빌도 전용 84㎡ 실거래가가 지난달 5억6000만원을 기록한 반면 전세가는 3억8000만원으로 1년만에 매매가는 4000만원 오르고 전셋값은 3000만원 빠졌다. 갭이 7000만원 더 벌어진 셈이다.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세금 포함하면 대략 2억원 가까이 있어야 갭투자가 가능한 구조"라며 "막 오르기 시작할 때 규제가 강화돼 투자심리도 한풀 꺾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성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80% 이상을 유지해오다 지난달 2년 7개월 만에 79.5%로 내려앉았다.
성북구 못지않게 갭투자 수요가 집중됐던 노원구도 거래가 뜸해지긴 마찬가지다.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2월 938건, 지난달 1323건에서 이달 현재 384건으로 급감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 중층은 지난달 4억1500만원에 거래돼 2억3000만원의 전세를 끼고 매입할 경우 최소 1억8500만원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