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서울 대신 용인"…수도권行 짐싼 갭투자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8.04.24 03:25
글자크기

[저무는 갭투자 시대]전세가율 높고 규제 없는 곳 찾아 이동… 서울 누르니 '풍선효과'

편집자주 갭투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전세와 매매의 가격차이가 적은 지역을 찾아 소액으로 집을 사는 갭투자는 자기자본을 적게 들이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자본차익을 위해 무리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여러채를 사는 갭투자자가 늘면서 집값 불안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갭투자의 명암과 현황을 들여다봤다.

[MT리포트]"서울 대신 용인"…수도권行 짐싼 갭투자


서울에서 아파트 갭투자가 주춤한 것과 달리 규제가 없는 수도권 일부 지역은 오히려 투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다. 갭투자와 함께 시중 유동자금이 이들 지역으로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용인시 아파트 매매건수는 2805건으로 전년 동월(1024건) 대비 174% 늘었다. 특히 용인 수지구는 1922건으로 지난해 3월보다 450.7% 늘고 기흥구도 124.4% 증가한 736건을 기록했다.
 
지역 중개사들은 용인시 아파트 매매가 1년 새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갭투자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축소 등 규제가 강화되는 동안 ‘규제프리’ 지역인 용인이 대체투자지역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80% 넘는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도 갭투자자를 유인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의 특성상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작을수록 수익률이 높다. 지난해 서울은 전셋값보다 매매가격 상승폭이 커 갭이 벌어졌다. 반면 용인은 아직도 5000만~7000만원이면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상당하다.
 
2016년 1월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이 개통됐지만 용인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용인 소재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말이면 서울의 큰손들이 찾아와 쇼핑하듯 아파트를 쓸어담고 갔다”며 “물건을 보지도 않고 몇 채씩 계약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높은 서울의 다른 주변 도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수원시 장안구 A공인중개소는 “실수요자가 많아 전세, 매매 모두 꾸준히 잘 나간다”며 “7000만원 정도면 갭투자도 가능해 문의가 잦다”고 말했다. 군포시 B공인중개소도 “과천이나 평촌에서 갭투자를 알아보던 투자자가 군포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세제나 대출규제도 없어 투자심리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용인, 수원, 군포 등은 전세가율이 약 80%(KB부동산 기준)에 달하고 부동산 규제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금리인상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터라 갭투자 풍선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보유세 인상 등 정책이 변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곳을 누르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유동자금의 특성상 서울 외 특정지역의 풍선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다만 입주물량 증가나 금리인상 가능성, 정부의 추가규제, 단속강화 등 시장 불안요인이 상당해 갭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