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용인시 아파트 매매건수는 2805건으로 전년 동월(1024건) 대비 174% 늘었다. 특히 용인 수지구는 1922건으로 지난해 3월보다 450.7% 늘고 기흥구도 124.4% 증가한 736건을 기록했다.
지역 중개사들은 용인시 아파트 매매가 1년 새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갭투자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축소 등 규제가 강화되는 동안 ‘규제프리’ 지역인 용인이 대체투자지역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80% 넘는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도 갭투자자를 유인한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의 특성상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작을수록 수익률이 높다. 지난해 서울은 전셋값보다 매매가격 상승폭이 커 갭이 벌어졌다. 반면 용인은 아직도 5000만~7000만원이면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상당하다.
2016년 1월 신분당선 연장선(정자-광교)이 개통됐지만 용인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용인 소재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말이면 서울의 큰손들이 찾아와 쇼핑하듯 아파트를 쓸어담고 갔다”며 “물건을 보지도 않고 몇 채씩 계약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높은 서울의 다른 주변 도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수원시 장안구 A공인중개소는 “실수요자가 많아 전세, 매매 모두 꾸준히 잘 나간다”며 “7000만원 정도면 갭투자도 가능해 문의가 잦다”고 말했다. 군포시 B공인중개소도 “과천이나 평촌에서 갭투자를 알아보던 투자자가 군포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며 “세제나 대출규제도 없어 투자심리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용인, 수원, 군포 등은 전세가율이 약 80%(KB부동산 기준)에 달하고 부동산 규제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금리인상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터라 갭투자 풍선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보유세 인상 등 정책이 변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곳을 누르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유동자금의 특성상 서울 외 특정지역의 풍선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다만 입주물량 증가나 금리인상 가능성, 정부의 추가규제, 단속강화 등 시장 불안요인이 상당해 갭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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