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폭락, 내던진 기관·외인…저가매수 택한 개미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8.03.23 16:52
글자크기

[내일의전략]23일 코스피서 외인 1332억·기관 6436억 순매도…개인은 7537억원 순매수

삽화,주식,시황1,하락,1삽화,주식,시황1,하락,1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후폭풍에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코스피는 3%대 하락하면서 2410대까지 내려앉았고, 코스닥은 5% 가까이 떨어져 830선을 하회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타격을 받은 데다 기관의 프로그램 현물 매도로 증시 하락이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G2의 강대강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 저점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9.26포인트(3.18%) 내린 2416.76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41.94포인트(4.81%) 떨어진 829.68에 거래를 마쳤다.

◇외인+기관 9194억 순매도…개인 8886억 순매수= 이날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1652억원, 기관은 754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888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외인과 기관이 내던진 매물을 받아냈다.



장기적으로 코스피 상승장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서 펀더멘탈이 아닌 이벤트적 급락에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인과 기관의 코스피시장 매도는 전기전자, 금융, 제조업종에 집중됐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시장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1039억원)로 집계됐다. 이어 셀트리온 (177,400원 ▼2,100 -1.17%)(370억원) 삼성전자우 (64,100원 ▼1,300 -1.99%)(292억원) POSCO (392,500원 ▼3,500 -0.88%)(157억원) 순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몰렸다.

기관은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1661억원)을 가장 많이 팔았다. 외에도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1440억원) 삼성전자(982억원) KODEX레버리지(858억원) 순으로 순매도했다.


신저가 종목도 속출했다. 코스피에서는 101개 종목, 코스닥에서 112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전날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수는 코스피가 825개, 코스닥이 1098개에 달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투매와 기관 프로그램 현물 매도로 증시가 하락하면서 피난처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미중 상호간 경제적 의존관계를 고려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개연성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투심 약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코스피 2400이 1차 지지선 기능을 할 것"이라며 "IT와 정유, 화학, 산업재 대표주 저점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조언했다.

◇기관 매수 몰린 대우조선해양…나흘 연속 상승세= 6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코스피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나흘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증시에서 대우조선해양 (32,600원 ▼1,850 -5.37%)은 전날보다 3.49%(950원) 오른 2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재개 이후 최고가다.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에도 기관이 161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견인했다. 장 중 한때는 12.11% 상승한 3만55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의견으로 '적정'를 받았다. 이에 따라 감사보고서 제출 다음날인 오늘부터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관리종목 꼬리표를 떼면서 오는 6월15일 있을 코스피200 정기변경 때 다시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스피200 편출입 기준은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인데 현주가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 시가총액(3조77억원)은 코스피시장 상위 84위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관리 종목 해제로 일부 기관투자자 매수와 코스피200 또는 KRX 300 지수 편입도 가능해졌다"며 "높은 LNG 운반선 수주잔고 등을 고려한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한다"고 분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