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해 뚫는다' 정봉주, '청사진 그린다' 박영선…서울시장 출사표

머니투데이 이건희 김평화 기자 2018.03.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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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18일 각각 출마행사…정봉주 '젊은 서울', 박영선 '숨쉬는 서울' 제시

18일 각각 서울시장 출마선언식에 나선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왼쪽)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18일 각각 서울시장 출마선언식에 나선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왼쪽)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시간차를 두고 각각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 등 자신의 논란에 대한 정면 돌파를, 박 의원은 정책 발표에 주력하며 미래 서울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먼저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연트럴파크(경의선숲길)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 행사를 열어 "온갖 음해를 뚫고 제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7일 같은 장소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진행하려 했지만 성추행 의혹 보도가 행사 직전 나오면서 관련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그는 출마선언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복당 신청 문제, 프레시안의 성추행 의혹 보도 등에 대해 정면돌파했다. 그는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BBK' 폭로로 감옥생활을 하고 10년 간 피선거권을 잃었다"며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 주장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고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될 운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BBK 사건이 무죄임과 동시에 제 당원 자격은 자동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추행 의혹 보도에 대해서도 "10여일 전 이곳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려 했지만 프레시안의 악의에 가득찬 허위보도가 저를 추악한 덫으로 옭아맸다"며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철조망을 뚫고 나오는데 10여일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으로부터도 내침을 당할 위기지만 온갖 음해를 뚫고 제 길을 가겠다"며 "이제 1000만 서울시민 손을 잡고 서울의 미래를 향해 출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복당에 실패해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를 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이 합리적 결정을 할 것이라고 보고, 결정 이후 행보를 판단한다"면서도 "(출마는) 서울시민과 약속한 것이라 어떤 상황에서도 전진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서울이 젊어집니다"를 슬로건으로 △젊은 서울 △하나의 서울 △탁트인 서울을 정책비전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그는 △일자리 청년 부시장 신설 △서울소재 대학교의 강북 출신 학생 지원 △5000만 그루 나무 심기 △4대 간선도로 지중화 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더 자세한 정책공약은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만들겠다"고 뒤로 미뤘다.

그러면서 "정봉주는 확실히 준비돼 있다"며 "시청에서 여의도에서 준비하지 않고 서울시 곳곳, 삶의 현장을 돌며 현장에서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출마선언식에 앞서 '박영선, 서울을 걷다' '영선아, 시장가자' 등 현장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런 행보를 기반으로 그는 이날 '숨 쉬는 서울을 위한 3대 비전'을 마련해 제시했다.

첫째로 박 의원은 미세먼지가 없는 파란하늘 서울, 자연이 숨 쉬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수소전기차 도입과 도심숲 조성이 골자다. 서민과 젊은이가 도심에 거주하는 걸 목표로 한 주택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또 "유휴철도부지와 역세권을 활용해 서울형 임대주택을 10만호 가량 공급할 수 있다"며 "민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용적률과 용도지역을 조정하면 이런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울코인' 도입 추진 계획도 '경제가 숨 쉬는 서울'의 일환으로 제시했다.

문화가 숨 쉬는 서울을 위해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역사거리'는 △북악산-경복궁-광화문 광장 구간 △광화문 사거리-서울시청 앞 광장 구간 △서울시청 앞 광장-숭례문 광장 구간 △숭례문 광장-서울역 구간 등으로 조성된다.

박 의원은 이같은 청사진을 밝힌 뒤 "서울의 미래를 위해 도시를 큰 눈으로 보고 그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저는 시장에서 골목에서 길에서 서울시민을 만났고 이들의 약속을 모아 가장 사랑받는 첫 여성 서울시장이 될 것"이라고 선서했다.

한편, 정 전 의원과 박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서울시장 경쟁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정 전 의원이 복당에 성공할 경우 민주당 내에선 박원순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 박 의원과 '4파전' 출마 레이스에 돌입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가 정 전 의원의 복당에 대해 '승인 보류' 기류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변수다.

야권에서도 서울시장 선거 준비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팎에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론이 떠오른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이날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당분간 인재영입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속적으로 후보 영입에 나서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전략공천을 시사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이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앞서 홍정욱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고사한 바 있다.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되지만 결심을 굳힌 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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