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단수 금고제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1915년부터 100년이 넘는 기간동안 홀로 서울시금고를 맡아왔다. 이 때문에 다른 시중은행들은 복수 금고 운영을 주장해 왔다.
복수금고 도입 결정에 따라 물밑작업을 진행해왔던 시중은행들의 시금고 유치 경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이번에 반드시 서울시금고를 가져오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월 위성호 행장 취임 후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을 KB국민은행에 뺏긴데 이어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자리도 우리은행에 내주는 등 기관 영업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임기 1년을 앞 둔 위 행장에게는 올해 성적표가 중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개인그룹 내 기관영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영업통 주철수 부행장보를 그룹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도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허인 행장이 기관영업 전문가인데다 사실상 임기 첫 해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허 행장은 영업그룹 부행장 시절 아주대학교병원, 서울적십자병원 주거래은행에 이어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을 따냈고 취임 후에도 기관 영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관영업부서를 기관영업본부로 확대하고 김동현 본부장을 임명하는 등 기관 영업을 강화했다.
독점체제를 내주게 된 우리은행도 서울시금고를 재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해 실질적으로 임기 첫 해를 맞은 손태승 행장은 올 초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서울시금고 수성을 전략과제로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03년간 지켜온 우리은행만의 자금관리 노하우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재선정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시금고로 선정되면 정부 교부금, 지방세 등을 예치받고 세출, 교부금 등의 출납업무를 담당하게 되며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 등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