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협회는 나머지 55%는 중국에 생산시설을 건설한 글로벌 기업의 투자액으로 추산했다. 여기엔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차린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와 우시 공장을 운영 중인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도 포함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위기론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반도체 장비 투자 규모에선 여전히 적잖은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 중국업체의 기술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푸젠진화, 이노트론 등 중국업체가 올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양산을 본격화한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기술력에서 최소 3년 이상의 차이가 난다고 본다. 중국업체의 경우 현재 20나노 후반~30나노급의 공정기술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지만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7나노 공정을 시작한다.
4차 산업혁명 바람을 타고 고사양 제품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술력이 떨어지는 장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긴 중국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선택이라는 얘기다.
중국이 반도체업계 M&A(인수합병)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런 사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우수 반도체업체를 인수하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단숨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2014년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반도체 설계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를 인수해 생산 기술력을 높였다.
업계 일각에선 메모리반도체 시장과 달리 세계 반도체 시장 4분의 3을 차지하는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선 중국의 기술 수준이 한국을 이미 한참 앞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중국이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반도체 다변화를 서둘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