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할수록 손해…'손익분기점' 임박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3.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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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때 8천달러 붕괴…채굴 원가는 올라, 채굴자 수익 급감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한 가상통화 채굴장 모습. /AFPBBNews=뉴스1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한 가상통화 채굴장 모습. /AFPBBNews=뉴스1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 채굴이 더는 수익을 남기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비트코인 가격은 계속 내려가는데, 채굴 원가는 올랐기 때문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15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투자은행인 펀드스트랫이 장비 가격과 전기요금, 냉방 등 관리 비용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채굴 손익분기점은 약 8038달러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보다 내려가면 채굴해도 수익을 남기기 힘들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펀드스트랫의 손익분기점 밑으로 떨어졌다. 가상통화 정보제공업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8일 이후 최저가인 7676달러 선까지 후퇴했다고 전했다. 이후 8300달러 선으로 다시 반등했다.

비트코인 채굴 원가가 비싼 이유는 많은 전기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거래 정보를 가진 블록 생성과 연결을 위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행위가 채굴인데 이를 위해서는 고가의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다. 컴퓨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막기 위한 냉방 시설도 꼭 필요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급등하던 최근 몇 년간 채굴 작업은 항상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채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굴업자 수익도 크게 줄기 시작했다. 시장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수익은 지난해 12월 대비 약 50% 감소했다. 여기에 채굴자의 추가 수익인 거래수수료도 지난해 말 34달러에서 이달 0.5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숀 앤스티 블록체인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어쩌면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컴퓨터를 끄고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채굴할수록 손해를 보는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채굴이 평균적인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졌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채굴이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 세계 평균보다 전기요금이 싼 지역이 존재하고, 손익분기점 아래에서도 다양한 목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채굴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던) 비트코인 출범 초기에도 채굴과 거래가 이뤄졌다"며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30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채굴자가 채굴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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