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의 상징, 죽음 vs 창조…색깔에 대한 편견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3.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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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컬러 인문학'…인류 최초의 색 '빨강'부터 '금색'까지, 11가지 색에 얽힌 인간사

보라색의 상징, 죽음 vs 창조…색깔에 대한 편견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서 보라색이 주인공 소녀의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으로 사용됐다(고 배웠다). 보라색은 어쩌다 죽음을 상징하는 색이 된걸까. 글로벌 색채기업 팬톤은 보라빛을 창조적인 영감을 주는 색이라며 2018년 올해의 색으로 '울트라 바이올렛'을 선정했는데 말이다.

'색깔'에는 빛의 흡수와 반사 정도에 따라 구분되는 과학적 의미 이상의 개념을 갖고 있다. 우울할 때 파란색을 떠올리고 흰색을 보면 순수하고 고결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정치적 좌파는 역사적으로 빨간색을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해왔다. '색깔론', '색안경' 등 용어에서 색은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담겼다. 같은 색이라도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닌다.



영국에서 문화, 미디어, 저널리즘 등에 관한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는 저자는 동굴 벽화에 사용된 인류 최초의 색 빨강부터 금색까지 총 11가지 색에 얽힌 인간의 역사와 문화, 예술에 대한 에피소드와 정보를 엮어 재미있게 풀었다.

저자는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며 색에서 비롯된 편견을 깨고자 했다. '분홍은 여자의 색'이라는 인식은 1950년대 이후 패션, 화장품, 자동차 업계 회사들의 여성 타깃 마케팅에서 비롯됐다는 것,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인종이 백인보다 IQ가 떨어진다는 생각, 주황과 빨강머리의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낸다는 인식 등 색깔로 인한 편견이 자리잡게 된 이유를 추적한다. 150여 컷의 도판도 함께 구성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



◇컬러 인문학=개빈 에번스 지음. 강미경 옮김. 김영사 펴냄. 300쪽/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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