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취업난 고통 달래주던…술 없이 살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3.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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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어느 애주가의 고백'…술 취하지 않는 행복에 대하여

실연·취업난 고통 달래주던…술 없이 살 수 있을까


성인이 된 순간부터 술은 언제나 우리 곁을 맴돈다. 직장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어 마시고, 연인과 헤어져서 마시고, 시험에서 떨어져서 마시고, 비가 오니까 마신다. 술은 때때로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것을 해내게 하는 힘을 주기도 한다. 마음 속에 꾹 담아둔 말을 술의 힘을 빌어 털어내기도 한다.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술을 마신다. 술 마실 이유는 언제나 충분하다.



"술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 책은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술을 마셨던 시간, 술을 끊기 위해 했던 노력 등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냄으로써 술로부터 사라진 우리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도주인 맥주의 고향이라는 독일 출신의 저자는 사람들이 술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온 것에 비해 술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음을 일깨운다. 술이 어떻게 사람의 찬란한 젊음의 시간을 앗아갔는지 지적하고, 성격 변화, 수명 단축, 각종 질병 등 현실적인 문제도 낳는다.



술을 마셔온 시간들을 책을 읽거나 여행을 하거나 돈을 버는 시간으로 채웠다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을까. 사실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보다 나 자신을 위한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의 경험 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2014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후 '각 개인이 숨겨놨던 술에 대한 내밀한 문제를 통찰한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5년간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어느 애주가의 고백=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이덕임 옮김.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248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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