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0조 보안시장 판 흔들 메기 될까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8.03.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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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물리보안 2위 ADT캡스 인수 추진…인수 성공시 에스원과 치열한 경쟁 펼칠 듯

/김현정 디자이너/김현정 디자이너


SK텔레콤이 10조원대 보안 시장 판을 흔들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물리보안 2위 기업인 ADT캡스를 인수할 유력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면서부터다. SK텔레콤이 최종적으로 ADT캡스를 손에 넣을 경우, 출동경비는 물론 보안 시장 전체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호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ADT캡스 매각 자문사인 모건스탠리에 논바인딩(non-binding)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설도 나돌았다. SK텔레콤측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ADT캡스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결정된 바 없다”지만…SKT, 인수전 뛰어든 이유=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그룹 차원에서 보안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상용화될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누구(NUGU)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사업,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스마트홈, 저전력 IoT 전용망인 로라(LoRa)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보안은 필수 인프라다. 통신과 융합된 새로운 보안 서비스 사업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보안·출동 경비업체인 NSOK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2014년 인수해 현재 SK텔링크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SK텔링크 지분 100%를 확보했다. NOSK 보안 관제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당시 “SK텔링크 완전 자회사 편입은 보안과 IoT 등 신사업에 보다 신속한 투자 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SK텔레콤이 ADT캡스까지 인수할 경우 에스원에 이어 물리 보안 시장 35%를 점유한 2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보안 시장은 9조5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출동경비를 포함한 물리 보안 시장 규모는 6조8000억원.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이 50%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으며, ADT캡스가 30%, KT 자회사인 KT텔레캅과 NSOK가 각각 15%, 5%대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ADT캡스는 전국에 98개 거점과 1800여명의 출동요원을 두고 있다. NOSK와 ADT캡스를 합치면 압도적 1위 사업자인 에스원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G와 AI, IoT 등 SK텔레콤만의 네트워크 기술력을 융합할 경우 아예 시장 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적정가치 시각차 줄일 수 있을까=SK그룹 내 보안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매출 2000억원대 고지를 찍은 SK인포섹은 2015년 이후 정보보안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제조설비 영역의 데이터를 분석해 위협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통합 관제플랫폼 회사의 입지를 굳혔다.


다만,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에 성공할 지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인수 적정가격을 두고 양측의 입장 차가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ADT캡스 매각가를 3조원 전후로 보고 있지만, 이 자체가 고평가됐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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