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달리기 대회 열어 연1000억원 버는 회사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8.03.1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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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즈의 혁신공장]④ '터프머더'… 밀레니얼 세대 열광, 300만명 넘게 참가해

/사진=터프머더 트위터/사진=터프머더 트위터


장애물 달리기 대회 열어 연1000억원 버는 회사
장애물 달리기 대회로 2016년 한 해에만 약 1000억원(1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있다. 스타트업 '터프머더'(Tough Mudder). 회사 이름처럼 이 대회는 험난한(tough) 장애물을 지나고 진흙탕(mud)을 뒹굴며 16~19㎞를 완주하는 것이다.



참가비가 1인당 200달러로(21만원) 싸지 않지만 2010년부터 지금까지 300만명 넘게 참가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40개국에서 한 해 100회 이상 대회가 열리는데 기업 스폰서들이 줄을 잇는다. 미국 CBS와 스카이스포츠는 이 대회를 시리즈로 방송하고, 페이스북은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대회를 생중계해 100만명이 동시접속 하기도 했다.

극한체험 대회라면 스카이다이빙, 철인3종 경기 등도 있는데 터프머더는 무엇이 달라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됐을까.



대회의 장애물은 20개가 넘는데 큰 공포심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참가자는 1만 볼트 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피해 진흙탕을 건너야 하고, 얼음물 웅덩이를 건넌 뒤 잠수해서 바닥의 통로 문을 열어야 한다. 이런 활동성 강한 재미에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열광한다. 대회는 코스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며 매년 11월 새로운 장애물 4~5가지를 내놓아 변화의 재미도 주고 있다.

/사진=터프머더/사진=터프머더
온라인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매력도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능력치가 올라가듯 터프머더 대회는 헤드밴드로 '나의 레벨'을 드러낸다. 처음 완주한 사람은 주황색 헤드밴드를 받고, 이후 완주 횟수에 따라 헤드밴드의 색은 초록(2회), 파랑(3회), 노랑(4~6회), 분홍(7~9회), 검정(10회이상) 등으로 바뀐다. 마니아가 늘면서 회사는 100회 완주한 사람을 위해 스테인리스 헤드밴드까지 특별제작 하기도 했다.

터프머더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팀워크이다. 이 대회는 절대 혼자서 완주할 수가 없다. 6미터 높이 진흙벽을 오르는 '에베레스트' 코스는 3명 이상이 팀을 이뤄 밀고 끌어줘야 한다. 낯선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야 하는 것이다. 대회는 기록을 재지 않으며 당연히 우승자도 없다. 완주 자체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사진=터프머더/사진=터프머더
창업자 윌 딘은 장애물을 극복하는 경험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6월19일 패스트컴퍼니와 인터뷰에서 이런 경험담을 밝혔다.

"창업 전 철인3종에 나간 적이 있다. 전신슈트 등쪽 지퍼에 손이 닿지 않아 옆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했지만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몇 초라도 손해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터프머더 아이디어는 윌 딘이 하버드경영대학원 재학 시절 창업경연대회에서 낸 것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진흙투성이 되는 데 돈 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혹평했다. 하지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익스트림 스포츠의 마크 저커버그'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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