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위대한 세상…뮤지컬 '존 도우'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2018.03.1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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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대공황 이후 뉴욕 재즈클럽 배경…평범한 이들에 전하는 치유와 격려

/사진제공=HJ컬처/사진제공=HJ컬처


“세상은 말하죠. ‘너는 나약한 사람일 뿐 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 하지만 이 세상은 이름 없는 존 도우들이 이뤄낸 기적이죠. 철근 위에 매달려 비바람을 견디며 나사를 조이고 다리를 세웠죠. 광산의 석탄을 캐고 들판에 벼를 심고 거두는 것도 우리 손으로! 당신의 이름은 잊혀지고 사라져선 안 되죠.” (뮤지컬 ‘존 도우’ 넘버 ‘연설’ 중)



1934년, 경제 대공황 이후 우울과 혼란에 빠져 있던 미국. 철골다리 아래 놓인 뉴욕의 재즈클럽을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13일 본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존 도우’는 헐리웃의 거장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1941년 영화 ‘존 도우를 찾아서’를 원작으로 한다. 부당해고를 당한 기자 ‘앤’이 타락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가상인물 ‘존 도우’를 만들어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가짜 영웅 ‘존 도우’를 통해 시작된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 그리고 여기 동참한 평범한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꿈과 여정을 유쾌한 블랙코미디로 그려냈다.



70여년이 지나 뮤지컬로 재탄생한 이 작품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유지하면서 창작 뮤지컬 ‘존 도우’만의 요소를 추가했다. 원작이 ‘존 도우’ 1인의 영웅 서사 중심이었다면 뮤지컬은 연대와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시민들의 존재감을 더 키웠다.

제작사 HJ컬처의 한승원 대표는 “예전엔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조차 힘겨운 요즘,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엄청난 승리를 해나가고 있다는 위로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공황 이후 우울과 혼란에 빠져 있던 미국인들을 위로한 재즈음악과 스윙댄스는 극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다. 16인조 재즈 빅 밴드가 무대에 올라 스트링, 브라스,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이 어우러진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여기에 배우들의 화려하고 에너지 넘치는 스윙댄스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재즈음악을 관객이 제대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밴드는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연주를 시작한다.


이진욱 음악감독은 “창작 뮤지컬로는 스윙재즈 소재를 본격적으로 가져온 첫 사례다”며 “빅 밴드가 들려주는 재즈 음악은 흥겹고 신나게 들리면서도 한편으론 당시 경제 대공황이라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미국인들의 감정을 담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존 도우’는 오는 4월2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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