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AI 대전… '협업 플랫폼'으로 승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8.03.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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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이오니아-1]인치원 카카오브레인 CSO "한국만의 글로벌 'AI 씨앗' 분명히 존재"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인공지능). 실생활 곳곳에 AI가 파고들면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연재하는 'AI 파이오니어'는 AI 혁신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이끄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AI 미래를 준비 중인 파이오니어들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AI 혁신의 방향성과 미래상을 전합니다.

인치원 카카오브레인 CSO. /사진제공=카카오.인치원 카카오브레인 CSO. /사진제공=카카오.


전 세계에서 국경 없는 AI(인공지능)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사용자 기반을 갖춘 구글, 아마존, 중국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골리앗이 즐비하다. 이런 전장에서 한국 기업이 던질 수 있는 '다윗의 돌멩이'는 무엇일까.



카카오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인치원 CSO(사진·최고전략책임자)는 인터뷰 내내 '협업'이란 키워드를 강조했다. AI를 매개로 다양한 기업과 연구자들이 뭉칠 수 있는 한국형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AI 분야의 개방형 기술 혁신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카카오브레인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인 CSO는 카카오브레인에서 R&D 전략 수립, 안정적 연구기반 마련, 외부 협업 등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AI 엮는 '협업체계' 필요… '블록체인+AI' 시너지 기대= 인 CSO는 "항만, 철강, 디지털 결제 등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과 AI 기술이 융합한다면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서울대, 카이스트, 아산병원 등 50여명의 국내 딥러닝 연구자들이 모인 초지능연구센터(CSI)와 산학협력을 체결, AI 원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는 물론 외부 기업, 연구소 등과 다양한 협업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인 CSO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 이코노미'로 AI 협업 과정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특정 과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려면 데이터 제공·가공·저장,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컴퓨팅 자원 제공, 원천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할 다양한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명분이 없다는 것. 때문에 협업 플랫폼에서 통용되는 토큰을 발행, 작업 수행과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한다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인 CSO의 생각이다. 그는 "토큰 이코노미로 AI 협업 플랫폼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실제 구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목표 '사람 같은 기계'… "개척자 같은 연구자 찾는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휘하는 카카오브레인은 박사급 딥러닝 연구자 30여명이 속해 있다. 카카오가 출자한 400억원을 바탕으로 AI 원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 같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무엇보다 연구자들의 주체적인 연구 진행을 독려한다. 인 CSO는 "연구자 스스로 하고 싶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개척자 같은 연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발적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버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드라이버'로 불리는 연구자가 새로운 연구주제를 제안하면, '승객' 연구자들이 참여해 팀을 이뤄 4주간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4주가 지나면 모든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연구를 지속할지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모든 과정을 연구자 스스로 결정한다.

인 CSO는 "개인의 연구철학을 존중하면서 다른 연구자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조직문화를 카카오브레인만의 차별점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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