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탈원전' 공방…'후쿠시마 참사' 일본의 선택은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3.1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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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도쿄 최후의 날',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

끝나지 않은 '탈원전' 공방…'후쿠시마 참사' 일본의 선택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분야 정책 중 핵심은 '탈원전'이었다. 정부 출범 후 20% 이상 건설된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일시 중단됐다. 안전성과 전력 수급 차질 우려 등 양쪽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3개월동안의 공방 끝에 결국 지난해 10월 공사를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11월 중순, 포항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자 다시 원전 철폐 주장이 나오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전은 정말 위험한 걸까. 원자력은 포기해야하만 하는 에너지원인가. 이런 고민의 시점에서 지진과 쓰나미 같은 자연 재해가 도사리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란 대재앙을 겪은 이웃 나라 사례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동일본 대지진 반년 전에 원전 사고로 일본사회에 거대한 재앙이 닥칠 것을 예견했던 반핵운동가가 말하는 원폭과 원전에 대한 불편한 진실('도쿄 최후의 날')과 후쿠시마 사고 발생부터 탈원전을 결심하기까의 과정을 담은 일본 전 총리의 기록('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을 통해서 말이다.



'도쿄 최후의 날'의 저자 히로세 다카시는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재앙 이후 또 한 번의 재앙을 경고한다. 향후 50년간 40만명 이상이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암 발병에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후쿠시마 사고 뿐만 아니다. 네바다의 핵실험, 첼랴빈스크의 대폭발 등 핵폭발 사건과 스리마일섬과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방사능으로 인한 인류 피해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끔찍한 참사의 반복을 끊어낼 수 없는지, 원자력 안전론이 대두되고, 노후 원전이 재가동되고 비적합 지역에 원전이 세워지는지. 그 배후에는 '안전하다'고만 외치는 국제 기구와 정부, 학계까지 장악한 거대 핵자본 네트워크가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으로 거슬러올라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계보를 제대로 들여다 봐야 '포스트 후쿠시마'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맥으로 연결된 글로벌 핵자본 네트워크의 실체를 파헤치며 '탈핵'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다'는 후쿠시마 사고 발생 당시 일본 총리였던 간 나오토가 경험한 일을 담은 기록이다. 사고가 일어난 시점부터 수습 과정, 탈원전 결심까지의 과정을 최고 책임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책이기도 하다.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던 제도적 문제, 원자력 안전 신화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 등 그동안 가려져 있던 사건들을 기록했다.

원전 사고는 잘못된 문명의 선택으로 인한 재해라는 저자는 '탈원전' 결정은 정치가 하는 것이 아닌 국민 스스로가 선택한 생존 방식이라고 말한다. 퇴진 이후에도 '원전 제로'를 외쳤고 결국 법안을 통과시켰다. 저자는 "이 사고를 인류의 교훈으로 받아들여 미래 세대에 전달하는 일, 그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도쿄 최후의 날=히로세 다카시 지음. 최용우 옮김. 글항아리 펴냄. 340쪽/1만6000원.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간 나오토 지음. 김영춘·고종환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196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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