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란 기업이나 단체가 가상통화를 개발해 투자자에 판매하는 작업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주요 목적이다. 벤처기업이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받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 대체로 ICO를 진행한다. 블록체인이 알려진 것도 대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을 통해서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세계적인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텔레그램은 'TON'(텔레그램 오픈 네트워크)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이 플랫폼 내에서 이용되는 가상통화인 '그램'을 개발해 ICO를 진행했다. 그램은 개당 0.1달러(약 107원) 가치로 발행됐으며 벤처투자자 등 일부 큰손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전판매(Pre-sale)에서 8억5000만달러(약 9089억원)를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판매(Public sale)까지 이뤄지면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기존 벤처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인 벤처캐피탈(VC)을 통해서는 ICO의 29% 수준인 13억달러(약 1조3900억원)에 불과했다. 테크크런치는 "벤처업계에서 기존의 투자 방식인 VC보다 ICO가 훨씬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ICO는 증권회사 등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데다 가상통화 발행기업이 주식처럼 배당이나 이자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투자가 몰리는 건 차후 가상통화 가격 인상으로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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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토종 가상통화로 알려진 '아이콘'(ICON)의 경우 지난해 8월 개당 100원 정도로 ICO를 진행했고 올 1월 초 최고 1만3000원까지 올라 반년도 안돼 130배 가량 가치가 상승했다.
보통 ICO를 하게 되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통화로 자금을 모집하게 된다. 기업은 이런 방식으로 확보한 가상통화를 현금화해 투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콘'이 ICO를 통해 사전판매로 7만5000 이더리움, 공개판매로 7만5000 이더리움을 모집한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기술이나 회계 검증, 사기방지 등과 관련한 제도적 뒷받침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또 주주권이 인정되는 주식과는 달리 투자자에게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 점도 위험요소다. 만일 ICO를 진행한 업체가 파산하게 되면 투자금 모두를 떼일 수 있는 것이다.
가상통화 뉴스 전문 사이트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ICO를 진행한 902개 기업 중 142개 기업이 ICO에 실패했고 276개 기업은 ICO로 자금을 조달한 이후 파산했다. 이외에도 113개 기업은 파산 직전의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전문가는 "IT 벤처기업들이 증권사에 의지하지 않고 ICO를 통해 투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ICO를 불확실성이 가득한 자금 모집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