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014년 발간된 ‘김우중과의 대화’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김 전 회장은 GM이 각종 혜택을 받으며 2002년 당시 '대우차를 거저 갖고 갔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를 반박하는 주장도 상당하다. 경영실패와 매각 무산으로 당시 대우차의 인수 가치는 제로(0)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당시 상황은 어땠을까.
GM대우 설립에는 GM이 총 4억달러를, 산업은행이 2억달러를 출자했다. 설립된 GM대우는 대우차 군산공장과 창원공장, 베트남 생산법인 및 해외판매법인을 12억달러에 인수했고, 인수 자금은 채권단에 상환우선주 12억달러를 발행해 조달했다.
이를 두고 김 전 회장은 "GM은 대우차를 거의 공짜에 인수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인수가격이 12억달러다. 20억달러다 얘기하지만 산은한테 20억달러 자금지원 받고, 각종 좋은 조건이란 조건은 다 붙였으니까 거저 갖고 갔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 “GM이 경쟁사들보다 중국에 제일 늦게 진출했지만 지금은 중국시장에서 1등이 됐다. 거기서 많이 판 차들이 뷰익, 쉐보레인데 그 차들이 사실은 대우의 누비라, 마티즈, 라노스 모델이다, GM이 대우를 인수했기 때문에 2000년대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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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발하는데 1조원 이상 들였던 자동차 신모델들도 그냥 넘겨줬고, 대우중공업에 있던 티코(마티즈) 생산라인도 대우차를 팔 때 함께 줬다. 이거 다 따지면 GM은 대우차를 거의 공짜로 갖고 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GM은) 한국GM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 고민했다"며 "GM이 대우를 인수한 후 여러 어려운 도전 과제가 있었지만 저희는 한국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9~2002년 GM 인수팀과 함께 일했던 관계자도 "당시 대우차의 가치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GM 매각 이전 대우차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는 포드였다. 하지만 포드가 매각협상 중 인수를 포기했고, 예비후보였더 현대차, 다임러, 피아트도 모두 포기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인수를 모두 포기해 GM만 남아있던 상태였다"며 "그나마 GM은 대우차와 같은 차량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 비용적인 면에서 좀 더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는 대우차가 얼마에 팔리는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용을 유지하고, 대우차가 자생할 수 있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했다"며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고용을 모두 승계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산업은행은 부실기업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며 호평을 받았다. 매각에 실패했다면 대우차의 빚은 고스란히 국내 금융권이 짊어져야 했다. 특히 1만8000명에 달하는 대우차 직원들의 생계도 큰 문제였다. 한국GM은 인수 당시 빌린 자금을 모두 상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