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 중인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사진=뉴스1
최근 다스(DAS)의 소송비 대납 논란 관련, 검찰 측에 결정적 단서로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자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이학수 전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72)이다.
삼성SDS 상장 당시 이 전 부회장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그의 보유 지분 가치 때문이다.
이 전 부회장이 해당 주식을 취득한 것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 SDS가 23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는데 이 전 부회장도 제3자 배정자에 포함돼 주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회사를 떠난 이 전 부회장은 가족과 함께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L&B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지하 4층, 지상 19층 규모의 엘앤비타워 소유권자로 등록돼 있다.
따라서 부동산은 사실상 이 전 부회장의 자산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 부동산의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 기준 ㎡당 3610만원, 토지와 건물가는 합쳐서 현재 천억원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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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알려진 이 전 부회장 소유 부동산과 주식 가치만 이미 1조원에 육박한다는 이유로 그는 '샐러리맨의 신화'라고도 불린다. 일각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그 재산의 형성 과정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한편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지난 1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2009년 청와대 측 요청으로 미국 로펌 '에이킨검프'에 다스 미국 소송비 350만달러(약 40억원)를 현지법인 등 회사 자금으로 지급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또 자금집행에 앞서 이 회장의 승인을 받았다는 취지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이 회장의 복심이자 오너 일가를 제외한 최고 실세로 불렸던 인물이다. IMF 외환위기 과정에서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삼성의 사업재편과 투자 재조정을 책임졌고 2008년 삼성특검으로 현직에서 물러나기 까지 무려 11년간 '2인자'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