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김여정이 들고온 남북정상회담…이방카 메시지는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8.02.2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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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평창 애프터]③평창외교 후반부 관전포인트, 이방카 방한…'침묵중' 트럼프 의중 전달할지 주목

편집자주 '하나된 열정'으로 세계인의 가슴을 울린 2018 평창올림픽이 3일후인 25일 막을 내린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성사시킨 '평화올림픽'이지만, 그만큼 '평창 이후'에 기다리고 있는 숙제의 무게도 크다. 스포츠를 넘어 '평창'이 우리 사회에 던지게 될 울림을 짚어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지난달 18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코라오폴리스의 공장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지난달 18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코라오폴리스의 공장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계기로 방한하면서 평창에서 펼쳐진 '외교전' 후반부가 어떻게 마무리 될 지 관심이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맞춰 내려왔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들고온 남북정상회담 제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할 기회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21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방카 고문은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오는 23일 민항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방안을 놓고 외교당국과 조율하고 있다.



26일까지 3박4일간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방한일시와 체류기간, 일정 등은 한미 간 협의 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방카 고문은 25일 폐막식 참석 외에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면담을 겸한 오·만찬을 갖거나 올림픽 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김정숙 여사와의 면담, 한국 문화 체험 등의 가능성도 있다.

이방카 고문은 방한 기간 중 탈북자를 만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일정은 없지만 미 대사관은 탈북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방문 및 여성 탈북자들과의 접견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북한인권단체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9일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탈북자 4명과 만나 북한 인권 관련 대북압박 메시지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면담엔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고(故)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도 배석했다. 이방카 고문의 탈북자 면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 인권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하며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스1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방카 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들고 올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방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혈육일 뿐 아니라 정치적 참모로서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어 이방카 고문의 방한이 더욱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틀 전에 성공 개최를 기원한다는 입장을 트위터에 올린 후 대북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 이후에도 문 대통령과 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한반도 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방카 고문을 통해 최근 한반도 현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의 여건 마련을 위한 북미대화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이를 중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고 한미 간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방카 고문의 방한은 무엇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한미동맹의 공감을 부각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한 과정에서 한미 간 상호 관심사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방카 고문이 미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한국을 찾는 만큼 국가 정상에 준하는 파격 의전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방카 고문이 외교안보 인사가 아닌 만큼 그의 방한에 과도한 전략적 기대를 걸지는 말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이 대북압박 행보를 보인 것과 달리 이방카 고문은 지적인 이미지를 통한 '소프트 외교'에 치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이방카가 방한해 한국의 분위기와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트럼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직접 트럼프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은 낮다"며 "펜스 부통령처럼 강성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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