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모기업인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의 군산공장 폐쇄 통보로 발칵 뒤집힌 한국GM을 바라보는 또 다른 풍경이다. GM이 수익성 악화를 내세우며 2000여명을 내보내는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누적적자가 크게 발생한 2014~2016년에도 기본급은 3.3%, 4.2%, 3.9%로 계속 인상됐으며, 특히 2조원의 적자가 난 2016년엔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금액도 1인당 1100만원까지 늘어났다. 인당 인건비로 보면 2013년 7300만원에서 지난해 8700만원으로 20% 가량 올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GM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냉정하게 말해 국회와 정부, 노조 등을 중심으로 GM 본사의 착취 구조(회계 투명성)나 글로벌 전략 실패, 경영개선 요구 무시 등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 만으론 한국GM을 '회생'의 길로 돌려놓을 수 없다는 얘기다.
예정된 '철수'의 수순을 막는 첫 트리거(방아쇠)는 뼈를 깎는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노조가 당길 수밖에 없다. 일자리가 직결된 '생존'을 위해 5000억원 안팎의 인건비 절감안을 한국GM 노사가 이달 안에 합의해낸다면 복잡했던 실타래가 하나씩 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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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구안을 통해 미래 성장을 담보해주는 신차가 한국GM에 배정되면 GM의 중장기 투자 의지에 대한 확인이 가능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GM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 확충안을 제시하면 우리 정부의 추가 지원 명분도 만들어지게 된다. "한국 시장에 머물고 싶다"는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의 바람이 구체화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사 협상이 결렬되고 노조가 파업 등 강경 투쟁 노선을 선택한다면. GM 사태는 더 꼬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와 지역경제, 남아있는 1만3000여명의 일자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묘수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선택지도 별로 없고, 시간도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