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6년만에 소액주주+외국계 주주제안 '격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2.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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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브랜디스인베스트, 삼천리에 배당증액, 액면분할, 자사주 소각 주주 제안

삼천리 (91,700원 ▲100 +0.11%)가 소액주주와 외국계 투자회사의 연합 소액주주 제안을 받게 됐다. 2012년 소액주주와 외국계의 반발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지 6년 만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천리 소액주주와 미국계 투자회사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천리 측에 △주당 현금배당금 6000원 △액면분할 △자사주 소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천리 측이 지난 8일 공시한 2017년도 주당 현금 배당금은 3000원이다.



이를 위해 지난 14일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는 삼천리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 공시했다.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삼천리 지분을 8.16% 보유 중인 3대 주주다.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선 지분 1%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현재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천리의 최대주는 창업주 2세인 이만득·유상득 회장 일가로 각각 16.2%씩 지분을 나눠 들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율은 32.48%다. 그밖에 신영자산운용이 6.45% 보유 중이다.



앞서 2012년 소액주주연합과 외국계 자산운용사 헐터홀투자자산운용은 삼천리에 대표이사 해임, 이사 선임, 유상 감자, 배당금 1만원으로 증액 등 총 9건의 주주제안을 했다. 삼천리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하고 주주환원 정책이 미진하다는 이유였다. 헐터홀투자자산운용은 호주의 사회책임투자(SRI) 펀드로 2대 주주인 바우포스트 그룹과 함께 2005년부터 삼천리에 투자한 바 있다.

2012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삼천리 경영진은 80% 넘는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표 대결에서 승리했고 주주제안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삼천리는 주당 배당금을 30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췄고, 올해 다시 500원 올린 3000원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천리도시가스로 잘 알려진 삼천리는 도시가스업으로 벌어들인 자본을 바탕으로 발전, 집단에너지, 건설, 엔지니어링에 이어 자원개발에서 요식업, 수입차 판매까지 사업 다각화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자원개발에서 큰 손실을 냈으며 엔지니어링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듯 사업다각화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연간 매출액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비 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6% 감소한 611억원으로 견조했으나 영업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순이익은 74.6% 감소한 51억원을 기록했다. 삼천리ES가 신사업인 유기물폐기사업의 사업성 저하로 약 400억원 손실을 인식한 영향이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대비 PER(주가수익비율)은 11배로 저평가가 아닌 듯 하지만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현금성자산 5352억원을 고려하면 현 주가는 저평가"라며 "지난해 순이익이 저조했지만 배당금을 늘려 주주 달래기에 나나섰다"고 판단했다.

20일 오후 2시21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천리는 전일대비 5.17% 오른 12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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