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英 외로움담당 장관 임명…韓 몇명인지도 몰라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8.02.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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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죽음에 대하여⑤]복지부, 대책 마련 위한 연구용역 추진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 어느 골방 구석에서 누군가 죽어가고 있다. 누군가의 아빠 엄마 아들 딸이다. 명절이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우리 옆에 있다. 이들을 보듬지 못하는 한 우리는 아직 문명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괜찮은 대한민국'을 위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 사전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괜찮은 대한민국'을 위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 사전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2/뉴스1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1월 외로움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외로움을 질병으로 보고 국가가 나서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고독과의 전쟁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실태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고독사에 대한 정확한 개념도 통계도 없다.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부각 되자 최근에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고독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고독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연구용역을 통해 고독사의 정확한 개념부터 정하고, 관련 통계를 만들기로 했다. 현행법은 고독사의 개념 정의도 안 돼 있다.

개념이 정확하지 않아 고독사를 다루는 국가통계도 없었다. 복지부는 현재 무연고 사망자를 고독사로 추정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는 말 그대로 연고가 없는 사망자다. 죽음의 유형이 비슷해 고독사 통계로 활용한다.



그나마 통계의 신뢰성도 떨어진다. 복지부가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무연고 사망자는 1679명이다. 반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같은 해 무연고 사망자가 1245명이다.

복지부는 행정안전부, 경찰청, 통계청 등과 고독사 통계 작성을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근거법이 없어 개인정보 등을 건네받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관련 공무원들은 토로한다.

고독사 전담 업무는 최근 신설된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가 맡는다. 문재인 정부는 자살예방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자살예방정책과 신설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이후 담당과장 등의 인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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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예방정책과는 자살예방과 고독사 업무를 전담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자살예방과가 만들어지면 고독사 전담팀을 두고 고독사에 대한 개념을 정립할 것"이라며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받아보고 구체적인 고독사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에는 고독사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고독사의 개념과 통계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정확한 분석을 거쳐 고독사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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