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시 복지재단에 따르면 2013년 서울에서 발생한 고독사 3343건(확실 162건, 의심 2181건) 중 50대는 가장 많은 22.4%(524건)를 차지한다. 70대(385건)나 60대(368건)보다도 많은 수치다.
보건복지부에서 집계하는 무연고 사망자 통계에서도 서울시 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확인된다. 정부는 공식적인 고독사 통계를 별도로 집계 하지 않는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8190명 가운데 50대 남성은 전체의 22.6%에 해당하는 1854명이다. 같은 기간 70세 이상 남성 무연고 사망자는 1301명에 그친다.
50대 남성이 유독 높은 고독사 비율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처한 고립적 현실을 반영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50대 남성은 직장·이혼·양육 문제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50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고령층에 비해 회사나 조직 생활을 갑작스럽게 그만두는 일 등이 병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마음의 스트레스가 그 사람들을 고립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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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50대는 일을 더 할 수 있지만 이른 퇴직 등으로 경제적인 부담과 책임감, 사회적 시선 등 심리적 불안감에 빠질 위험도가 높다”며 “60대 이상은 이런 문제들을 어느 정도 극복한 시기지만 50대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50세를 넘어가며 찾아오는 급격한 신체 변화와 퇴직 등 경제적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독사를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은 “50대 남성들은 이 시기에 남성 호르몬이 줄고 여성 호르몬이 늘며 몸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데도 스스로 돌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신체 변화뿐만 아니라 평균 52세에 퇴직이 오는데 이런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심리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임종철 디자이너
이 센터장은 “50대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과 전혀 없다시피 한 관련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50대 남성의 고독사가 증가하는 원인이 된다”며 “관련 문제에 대한 법적 논의와 복지 정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도 “우리 사회의 고용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하니까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부담의 무게가 상당하고 그런 상황에서 50대 남성이 느끼는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며 “실업을 당해도 최소한의 생존이 가능하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