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선 뚫은 코스닥, 돌고돌아 게임株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8.01.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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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코스닥지수 15년 10개월 만에 910선 돌파… 기관·외국인은 게임주 동반 매수

910선 뚫은 코스닥, 돌고돌아 게임株


코스닥이 기관의 힘으로 15년만에 91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을 이끌던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가 엇갈린 가운데 게임업종에 외국인과 기관 동반 매수가 몰렸다.
이날 게임주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이슈는 없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가 이끌던 코스닥 리더 바통을 게임주가 이어받았다고 평가했다.

◇바이오→게임으로 온기확산… 코스닥 리더 '투톱'=26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52포인트(1.62%) 오른 913.12에 마감했다. 지난 16일 이후 8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900대를 재탈환했다. 910선을 뚫은 건 2002년 3월 이후 15년 10개월 만이다.



코스닥 900선 돌파를 이끈 건 제약·바이오였다. 그 중에서도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가팔랐다. 신라젠 (4,445원 ▼65 -1.44%)바이로메드 (4,475원 ▲65 +1.47%), 티슈진(Reg.S) (10,630원 ▼120 -1.12%) 등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 질주도 더해졌다.

제약·바이오 질주엔 외국계 증권사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노무라증권과 도이치방크가 셀트리온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펴내면서 지난주 주가가 급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주춤했다.



이날 다시 코스닥에 불을 지핀건 게임주다. 게임주로 구성된 디지털콘텐츠 업종 지수는 이날 4.34% 상승했다. 이 업종에 속한 41개 종목 가운데 8개를 제외한 전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시총 상위주 가운데 펄어비스 (28,550원 ▲850 +3.07%)가 6.94%, 컴투스 (38,450원 ▼200 -0.52%)가 4.33% 상승했다. 게임빌 (30,050원 ▼800 -2.59%)웹젠 (17,200원 ▲440 +2.63%)도 4.39%, 1.97% 올랐다. 시총 규모가 작은 넷게임즈 (13,070원 ▲160 +1.24%)넥슨지티 (25,400원 ▼1,950 -7.13%), 데브시스터즈 (48,150원 ▼550 -1.13%), 미투온 (2,540원 ▼5 -0.20%), 파티게임즈 (250원 ▼46 -15.5%) 등도 2~8%대 오르며 게임주 전반이 상승 흐름을 보였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바이오 못지않게 주가 흐름이 좋았던 업종이 게임"이라며 "다만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펄어비스, 웹젠 등 규모가 큰 대장주 중심으로 업종이 좋은 흐름을 이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시장에선 대형주부터 중소형주까지 전반적으로 게임주 주가 흐름이 좋았다"며 "이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지만 앞선 바이오 열기와 유사하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 덜고 '게임' 채운 외국인=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장바구니에는 게임주가 쌓였다. 특히 외국인은 제약·바이오를 덜어낸 자리에 게임주를 채웠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4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제약업종에선 11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게임주로 구성된 디지털콘텐츠 업종에서 143억원 어치 사모았다. 기관은 제약업종을 346억원, 디지털콘텐츠를 165억원 순매수했다.

강병모 한국거래소 금융시장분석팀장은 "제약업종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셀트리온그룹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제약을 덜어내고 있다"며 "게임업종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양매수가 들어오고 있어 순환매가 이뤄진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펄어비스, 웹젠 등 게임 대장주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코스닥 지수가 오르는 가운데서도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렸다. 게임주 투자심리에는 '신작 모멘텀'이 큰 영향력을 차지하는데 올 1분기 이렇다할 흥행 신작이 없었던 게 게임주 투심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애널리스들은 다수의 기대작들이 올해 2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 중국 판호 재개방 등 업종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게임주는 제약·바이오를 대체해 코스닥을 이끌 역량이 충분한 업종"이라며 "올해 매출 성장률도 클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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