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SA "CJ E&M 팔아라"…CJ오쇼핑·E&M 동반 급락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8.01.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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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삼성SDS 매도 의견으로 유명한 노승주 애널 "CJ E&M에 불리한 합병"

CJ오쇼핑이 CJ E&M의 '깜짝 흡수합병'을 발표한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 CLSA가 CJ E&M에 대한 냉정한 매도 의견을 냈다. CLSA는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시너지가 없다며 '인상 깊지 않은 합병'이라고 평했다.

CLSA "CJ E&M 팔아라"…CJ오쇼핑·E&M 동반 급락


18일 코스닥 시장에서 CJ오쇼핑 (75,000원 ▲300 +0.40%)은 전일대비 1만7500원(6.86%) 내린 2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 E&M (98,900원 ▲2,200 +2.3%)도 3900원(3.98%) 하락한 9만41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이날 개장 초 강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개장 5분 만에 하락 반전하며 낙폭이 확대됐다.



CJ오쇼핑은 전일 CJ E&M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CJ오쇼핑은 "급변하는 미디어 커머스 산업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양사 역량을 집약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합병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과 모바일, 오프라인으로 사업력을 확장하는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승주 CLSA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확장이라는 합병 논리가 피상적이고 두 기업의 시너지 또한 모호하다"며 "CJ E&M 주주들은 구조적인 모바일 상거래 경쟁에 직면한, 희석된 홈쇼핑 주식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CLSA는 합병 발표 후 CJ E&M 목표가를 기존 11만6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CJ E&M 목표가에 적용하던 밸류에이션을 PER(주가수익비율) 24배에서 16배로 낮춘 것이다. 기존에 '매수(BUY)'였던 투자의견은 극적으로 하향해 '매도(SELL)'로 변경했다.

CJ오쇼핑의 CJ E&M 합병 비율은 1:0.41이다. CJ E&M 합병가액은 주당 9만3916원인데 이는 기존 CLSA 목표가(11만6000원)보다 19% 낮은 가격이다.

노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의 합병은 CJ그룹이 '디지털과 글로벌'을 공통 키워드로 미디어, 콘텐츠, 커머스를 하나의 그룹으로 통합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CJ오쇼핑의 상거래 비즈니스와 CJ E&M의 콘텐츠 사업 성격은 매우 다르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기업이 시너지를 내는 것은 어렵다"며 "CJ오쇼핑의 TV홈쇼핑 사업은 미디어 소비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도전에 직면한 비즈니스모델이며 향후 이베이, 네이버 등과의 경쟁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합병이 CJ E&M에 "나쁜 소식"이라고 요약했다. 노 애널리스트는 "CJ가 주장하는 '글로벌 확장'이라는 개념이 불분명하고 특히 CJ E&M 관점에서 CJ오쇼핑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글로벌 이점이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는 CJ E&M 같은 주식이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CJ오쇼핑에 흡수되는 상황에선 CJ E&M에 적용되던 PER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 CJ E&M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이 CJ오쇼핑 커머스 사업에 투입될 가능성도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CJ 경영진은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인수합병을 위해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CJ E&M 현 주가에는 보유 중인 넷마블게임즈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가치가 반영돼 있는데 CJ오쇼핑에 흡수 합병된 뒤 이들 지분이 오쇼핑 경쟁력 제고를 위해 활용될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거란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이번 합병이 긍정적이라고 해석한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CJ E&M이 이번 합병을 통해 흥행에 따른 실적 변동 폭 완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투자, CJ오쇼핑의 해외 사업 거점 등을 활용한 유통 영역 확장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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