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틸러슨 '北과 조건없는 대화', 올바른 공식…신뢰"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7.12.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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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백악관-국무부 엇박자, 의도적 아냐…메시지 조율 문제"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 /사진=뉴스1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 /사진=뉴스1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별대사는 18일 틸러슨 국무장관이 언급한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 노선에 "신뢰를 주고 싶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제네바 기본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인 갈루치 전 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미국의 한반도 전략-북핵문제와 한미FTA' 국제세미나에서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했는데 제가 봤을 땐 올바른 공식인 것 같다"며 "전제조건 없는 협상 통해서만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나 백악관은 이튿날 "북한의 가장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고려하면 확실히 지금은 협상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입장차를 드러냈다. 이후 틸러슨 장관은 15일 유엔 안전보장회의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기 전에 북한이 위협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며 기존의 '조건없는 대화' 노선을 철회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발언이 엇갈리는 것이 혼란을 주기 위한 의도적 메시지인지, 사전조율이 없었기 때문인지 묻는 질문엔 "백악관이 문제를 만들면 국무부가 좋은 이야기 하는 현재의 방식이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것인데, 그런 의도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메시지 전달이 이전 행정부에 비해 조율되지 않았고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언급했단 말조차 트럼프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된 것인지 의심되는 경우가 있고 틸러슨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현재는 서로의 입장이 명확하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 말에 좀 더 신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현재의 북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설명하면서 대북 봉쇄정책과 함께 외교정책을 병행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군사옵션에 대해 "들은 바로 훌륭한 군사옵션은 없다.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고 탄도미사일을 시험하는 가운데 군사옵션은 옹호할 만한 옵션이 아니다"라며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절대적 우위에 있기에 북한으로서는 자멸할 게 아닌 이상 서울을 인질로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옵션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한 적이 없고 기만적이었다면서도 "협상이 완벽했나, 북한이 우릴 속였는가, 북한에서 얼마나 비용을 초래했는가보다 협상으로 이전보다 상황이 좋아졌는지가 중요하다"며 외교적 해결책이 여전히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또 봉쇄정책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위협의 역량을 줄일 수 없어 외교정책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했으며, 제재에 대해서는 "제재 자체엔 문제가 없지만 제재로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김연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 선임연구원은 "틸러슨이 외교를 강조하긴 하지만 대통령 신임을 잃고 있고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본인도 잘 알고 우리도 알고 있듯이 틸러슨 장관은 곧 그만들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그의 발언이 중요한 정책으로 드러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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