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레전드'의 퇴장...원클럽맨+16시즌 화려 업적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2017.12.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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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원주 DB 김주성. /사진=KBL 제공<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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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원주 DB 김주성. /사진=KBL 제공



'살아있는 전설' 김주성(38·205cm)이 2017-2018 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또 한 명의 별이 코트를 떠나는 것이다.



DB는 18일 김주성이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시즌을 마친 후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김주성은 2002년 프로 입단 후 16시즌을 보낸 후 현역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것도 한 팀에서만 뛰고 은퇴한 '원클럽맨'이 된다. TG삼보-동부를 거쳐 DB로 팀 명칭은 바뀌었지만, 김주성은 늘 팀을 지켰다.



단순히 한 팀에서 오래 뛰었기에 '레전드'로 불리는 것이 아니다. 이룬 업적도 화려하다. KBL 최초로 1000블록을 달성한 선수이며(1019블록), 통산 득점은 서장훈(1만 3231점)에 이은 역대 2위(1만 124점)다. 추승균 감독(1만 19점)까지 단 3명뿐인 1만 득점 이상 기록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통산 리바운드 역시 2위(4366개)에 자리하고 있다. 김주성 위에는 서장훈(5235개) 밖에 없다. 서장훈-김주성을 빼면 4000리바운드 달성자도 없다. 경기 출전도 3위(711경기)에 올라있다. 7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주희정(1029경기), 추승균(738경기)에 김주성까지 3명이 전부다.

2002년 DB(당시 TG삼보)에 입단한 김주성은 입단 첫 시즌 팀을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4-2005시즌과 2007-2008시즌에도 우승을 품었다. 김주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농구월드컵도 1998년과 2014년 두 번 출전한 바 있다. 그야말로 국가대표 빅맨이었다.

이런 김주성이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2002-2003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무려 14시즌 연속으로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2016-2017시즌 처음으로 한 자릿수가 됐다(9.6점). 2017-2018시즌에는 23경기에서 평균 5.2점에 그치고 있다.

역할이 바뀐 탓이다. 언제나 팀의 중심이었던 김주성이지만, 이상범 감독 부임 후 리빌딩을 선언한 DB에서는 조연이 됐다. 김주성 스스로도 바뀐 역할을 받아들였다.

김주성은 지난 5월 팀과 1년 2억 원에 계약하면서 "15년간 내 중심으로 팀을 이끌어 왔다면 올 한해는 팀이 새롭게 변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정든 코트를 떠날 준비를 한다.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기도 했다. DB도 팀 역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상징인 김주성에 걸맞은 은퇴 투어를 실시한다. 팀 유니폼 왼쪽 상의에 김주성의 배번을 비롯한 선수명 등의 문구를 표기하고 원주경기장 코트에는 3점 라인 안쪽에 숫자 '32'를 새겨놓고 시즌 동안 경기를 진행하게 된다.

김주성은 "마지막 1년을 행복한 농구를 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하고 또한, 마지막 시즌까지 후배들의 성장을 도우며 즐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팀 동료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고맙고 대견스럽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은 시즌 동안 존경하는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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