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재테크 '주식형 펀드' 부활 조짐… 2년 만에 최장기간 순유입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7.12.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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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거래일 연속 2069억원 자금 흡수… 코스피 투신권 매수로 이어져

국민재테크 '주식형 펀드' 부활 조짐… 2년 만에 최장기간 순유입


국내 주식형 펀드가 환매 몸살을 멈추고 국민 재테크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내년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조정세를 틈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공모형 국내 주식형 펀드에 지난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7거래일 연속 2069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 1월 20거래일 연속 순유입 이후 2년 만의 최장기간 기록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7년간 정체되면서 박스권 하단인 1900~2000포인트에 저가 매수하고 상단인 2100포인트 부근에서 매도하는 단기 매매를 반복해왔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2500선도 넘어섰지만 투자자들은 추가로 펀드를 매수하기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에 따라 2009년 77조원에 육박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는 현재 44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주식형 ETF 규모가 3조원대에서 22조원대로 커지는 등 패시브 펀드에 뭉칫돈이 들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액티브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ETF를 포함한 패시브 펀드가 7.52%(한국펀드평가, 8일 기준) 수익을 낸 반면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3.70%로 손실을 기록해 자금은 패시브 펀드로 쏠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가 평균 24.49%로 액티브 펀드(16.76%) 보다 높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액티브 주식형 펀드 자금 흐름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펀드 시장 분위기는 개선되고 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박스권 상단에서 환매했던 가장 큰 이유는 증시 상승에 대한 희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코스피 지수가 3000선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시장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인식이 형성되며 서둘러 환매하는 수요는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올 들어 삼성전자 편입 비중이 높은 패시브 펀드가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지만 최근 다양한 업종과 종목으로 온기가 퍼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펀드별로는 IT주에 투자하는 하나UBSIT코리아 펀드에 165억원이 유입돼 최근 일주일간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164억원), NH-Amundi성장중소형주(159억원), 마이다스블루칩배당(98억원) 펀드 등 안정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중저가 우량주에 투자하는 NH-Amundi차세대리더(93억원) 펀드가 그 뒤를 차지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액티브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펀드 자금을 의미하는 투신권 매수가 지난달 21일 이후 2거래일을 제외하면 계속되고 있다. 펀드에 추가로 자금이 들어오면 투신권 매수가 이어져 코스피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액티브 주식형 펀드 성과가 추가로 개선된다면 투자심리도 돌아서는 등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저가매수, 고가매도 전략으로 단기수익을 냈던 투자자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계속해서 우상향하자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액티브 펀드 중 투자 종목을 압축하거나 패시브 펀드가 찾아내지 못한 저평가 주식에 집중해 초과수익을 올리는 펀드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고유의 색깔을 가진 액티브 펀드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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