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얼마나 아나요…소외된 모두를 보듬는 정신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2017.12.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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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페미니즘 둘러싼 오해와 진실…"여성 뿐 아니라 모두의 동등한 권리 보장하는 것"


'페미니즘' 얼마나 아나요…소외된 모두를 보듬는 정신


책은 그 시대 사회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작가들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독자들이 어떤 책을 많이 찾는지 들여다보면 당시 사회의 중요한 화두를 찾을 수 있다. 올해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페미니즘'이다. 한국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차별을 통찰력으로 풀어낸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올해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고 '현남오빠에게'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등 페미니즘 작가들의 작품이 주목을 받았다.

과거에 비해 곳곳에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늘고 이를 향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의 정확한 개념과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혼란을 겪고 있다. 페미니즘은 왜곡된 이미지 때문에 부정적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공격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 한 유명 연예인의 SNS에서는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란으로 대중들 사이에서 진정한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과정, 페미니스트로서 하는 일, 치러야 하는 대가 등 페미니스트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풀어낸다. 저자 스스로 고백하듯 학문적 언어로서의 페미니즘이 주로 담겨 있다 보니 처음 페미니즘 담론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겐 딱딱하고 거칠게 느껴질 수 있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투쟁적인 어조를 띄고 있어, 페미니스트가 되기를 충분히 동기부여 받지 못한 독자라면 다소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페미니즘은 밖이 아닌 안에서, 일상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하며 학문과 일상의 간극을 좁히려 애쓰고 있다. 페미니스트 운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이 자신의 세상에 침투한 폭력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 순간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하며, 삶에 밀착된 페미니즘 운동을 강조한다. 아울러 최근 3년간 유행처럼 번진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실은 그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다룬 이들 때문에 많은 이들의 혐오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진정한 페미니즘 정신이란 여성과 남성, 트렌스젠더와 성소수자, 아이와 노인, 가난한 자 등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모든 이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 라 아메드 지음. 이경미 옮김. 동녘 펴냄. 484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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