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진앙 주변서 '모래·진흙 분출구'…액상화 현상은?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7.11.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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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硏 현장조사팀, 반경 5.5km 이내 30여개 발견

/사진제공=지질연/사진제공=지질연


포항 지진 진앙 주변에서 최대 지름 10m 내외인 분화구 모양의 모래·진흙 분출구가 발견됐다. 이는 지진 진동으로 땅밑에 있던 지하수 등의 흙탕물이 지표면 밖으로 솟아오르는 이른바 '액상화‘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 발생 직후 피해지역 현장조사를 위해 파견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 조사팀은 지표지질 조사를 통해 포항 일대에서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와 머드 볼케이노(진흙 분출구)가 30여 개 이상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

조사팀에 따르면 모래·진흙 분출구 대부분은 진앙 인근에 있으나, 일부는 약 5.5km 반경안에 위치한 칠포해수욕장 등에서도 관측됐다.



이 분출구는 타원형이나 긴 선 형태를 나타냈다. 긴 쪽 지름을 기준으로 크기는 대부분 ㎝급이나 이 중엔 10m 안팎에 이를 정도로 큰 분출구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지질연/사진제공=지질연
지질연에 따르면 모래·진흙 분출구는 평소 퇴적층에 섞여 있던 토양과 물이 강진의 충격으로 흔들리면서 서로 분리되며 나타난 현상이다. 이때 물이 쏠린 지역은 땅이 물렁물렁해지거나 때론 지표면을 뚫고 흙탕물이 솟아오르기도 한다.

김용식 지질연 선임연구원은 “이번 모래·진흙 분출구는 지진으로 지층의 액상화가 발생했다는 증거중 하나”라며 “이론상 현재까지 알려진 지진 규모와 액상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최대거리가 서로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만 액상화는 지진동 외에 퇴적물 입자크기, 불투수층 존재 여부, 물에 의한 포화 정도(지하수) 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이 때문에 지질 분야 다방면의 전문가와 협력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질연과 기상청은 실제 액상화 현상인지를 정확하게 판별하기 위해 19일부터 땅을 파고서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지질연/사진제공=지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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