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중구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버렸던 문제집을 다시 찾고 있다/사진=뉴스1
◇'수능 연기' 1999년생, "신종플루·메르스로 수학여행도 못 가"
메르스가 유행하던 2015년 한 학교 교무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이 손 소독제를 바르고 열 체크를 하고있다/사진=뉴스1
이들이 중3이던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전국 학교의 수학여행이 무기한 연기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이 유행하며 온 나라가 혼돈에 빠졌다.
1999년생들은 △7차 교육과정 △2007 개정교육과정 △2009 개정교육과정 △2011 개정교육과정 등 잦은 교육과정의 변화를 겪기도 했다.
◇'첫 수능' 1975년생,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학력고사 시절, 한 고등학생이 공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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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975년생은 "수능 모의고사를 처음 본 날, 공부를 잘 하던 친구들은 성적이 떨어지고 못하던 친구들은 성적이 잘 나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과 달리 8월과 11월 두 번의 수능 시험을 치렀다.
1975년생 남성들에겐 군 문제도 뼈아프게 다가왔다. 1974년생은 신체검사 4급을 받으면 보충역(방위병)으로 복무를 했으나, 이들은 4급도 현역으로 복무를 했다. 당시 방위병은 18개월, 현역병은 26개월을 복무했다.
방위병 제도는 1975년생들이 20살이던 1994년 12월 31일 마지막 '방위병'의 입소(1996년 6월 제대)를 끝으로 사라졌다. 1995년부터는 공익근무제도가 시작됐다.
1975년생이 대학교 4학년(재수를 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이던 1997년엔 IMF 외환위기가 터져 기업들이 줄 도산했다. 94학번인 이들은 힘든 취업 준비 기간을 보냈다.
◇1984년생 월드컵·1985~1990년생 "재수는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 거리응원/사진=한국기록원
새로운 대학입학시험 제도를 실험 중이던 2008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1989년생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난생처음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불리던 수능과 논술, 내신을 모두 준비해야 했다. 수많은 89년생들이 재수를 한 탓에 1990년생은 약 4만여명의 재수생들과 함께 수능을 봤다.
이외에도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때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1984년생은 또 다른 의미로 수능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2002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월드컵 4강까지 진출하며 온 나라를 축제 분위기로 물들였다.
1999년생들의 넋두리를 본 다른 세대들은 '나도 불행했다'며 연표를 줄줄 읊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우리 할머니보다 더 기구한 인생이냐"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모두 겪은 19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들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인생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며 수능이 연기된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의 어려움보다 자신의 어려움을 크게 느끼는 자기중심적 사고는 자연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