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모아놓은 돈은 모두 안전한 예·적금에 묻어두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예·적금 금리는 ‘쥐꼬리’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어서다. 금리 상승기에 좋은 투자법은 무엇일까.
은행별로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KB국민은행이 연 3.67~4.87%, 신한은행이 3.65~4.76%, 우리은행이 3.60~4.60%, NH농협은행이 3.73~4.87%, KEB하나은행이 3.72∼4.72%다. 이는 1개월 전인 10월 둘째주 대비 0.3~4%포인트 가량 오른 수치다. 신용대출 금리 역시 한 달 새 은행마다 적게는 0.3%포인트, 많게는 0.6%포인트 안팎으로 상승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 상담을 하다 보면 대출을 받으면서 예·적금에도 함께 가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금리 인상기에는 적립해 놓을 돈으로 대출 규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예·적금보디 빚의 총량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예·적금 금리 대비 대출 금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최근 1개월 새 최고 5% 수준에 육박한 반면 예·적금 금리는 여전히 1~2%대가 대세다. 특히 금리가 높은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 카드론 같은 2금융권 대출이 있다면 예·적금을 깨서라도 돈을 갚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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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지하는 게 좋은 대출도 있어 손익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주담대를 통해 소득공제를 받고 있다면 유지하는 것이 좋다. 15년 이상 장기대출로 기준시가 4억원 이하 주택을 구매한 경우다.
◇꼭 빚내야 한다면…고정금리가 진리?=금리 상승기 때는 ‘어떻게 빚을 낼지’ 역시 중요하다. 금리 상승을 앞두고는 고정금리, 금리 하락을 예상한다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는 게 상식으로 여겨진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은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해주고 있다.
다만 대출 기간과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변동금리 대출이 대개 고정금리 대출에 비해 1%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기 때문에 3년 안팎의 단기간에 갚을 수 있는 대출이라면 변동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반면 만기 10년이 넘어가는 장기 주담대의 경우 고정금리가 안전성이 높다.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변동금리 주기를 장기로 두는 게 좋다. 신용대출의 금리 변동 주기는 보통 3개월, 6개월, 1년 중 선택할 수 있다. 주기가 짧을수록 금리는 낮은 게 보통이다. 금리 변동 주기별로 금리차가 0.3%포인트 안팎이면 금리 상승 속도를 고려해 주기를 1년으로 넓혀 잡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채권보다는 주식…예·적금 만기는 짧게=금리 상승기라고 투자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금리가 오를 땐 투자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 비중은 줄여가는 게 좋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역시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게 좋다. 6개월 후 금리 상승을 기대한다면 현재의 연 2%대 금리에 목돈을 묶어놓는 것은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만기 6개월 이하의 예금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과 케이뱅크의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금리가 각각 연 1.5%와 1.45% 수준이다.
또 6개월 만기 기준으로 KEB하나은행의 ‘e-플러스 정기예금’은 연 1.3%,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과 신한은행 ‘S드림 정기예금’은 연 1%, NH농협은행 ‘큰만족실세예금’은 연 1.05%, 우리은행 ‘키위 정기예금’은 0.95% 수준의 이자를 제공한다. 다만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인상 추세가 계속 더디다면 아예 장기 상품을 가입하는 게 나을 수도 있는 만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