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5~6끼"…오늘도 나는 '작은 식사' 한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7.11.1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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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5~6회 작은식사, '반쪽라면' 등 소포장도 인기…"신체기능 효율적 활용에 도움"

/삽화=김현정 디자이너/삽화=김현정 디자이너


#혼자 사는 직장인 A씨는 아침 출근길 편의점에서 시리얼 컵과 우유를 사들고 출근한다. 일찍 사무실에 앉아 이를 먹고 아침을 갈음한다. 오전 10시30분, 다시 배가 고파지면 책상 서랍에서 시리얼바를 꺼내 문다. 계속 무언가를 먹다보니 점심에는 공복감이 크지 않아 동료와 함께 샐러드 전문점에서 가볍게 먹는다.

하루 5~6번씩 '작은 식사'를 하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19일 영국 시장조사회사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보통 바쁜 일상으로 인해 하루 3번씩 자리에 앉아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보다는 5~6번 '작은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시화·현대화에 따라 전세계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은 식사'에 걸맞는 제품이 새로 출시되거나 기존 제품이 소포장으로 리사이징(resizing), 리패키징(repackaging)돼 출시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어차피 혼자 다 못 먹어"…'미니 과일' 인기
1인가구가 늘고, 간편하게 과일을 챙겨먹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소포장된 과일이 인기다. 소포장 과일은 과일의 씨를 처리할 필요도, 과일을 씻고 깎은 뒤 껍질을 처리할 필요도 없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 상반기(1월~6월) 소용량 과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6.2% 증가했다.
/사진제공=청과브랜드 돌(Dole)/사진제공=청과브랜드 돌(Dole)
청과브랜드 돌(Dole)의 소포장 과일 디저트 '후룻컵'(200g)도 '작은 식사족'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는 기존의 대용량 과일디저트 후룻바틀(666g) 제품을 1/3 크기로 줄이고 한손에 들어오는 컵에 포크까지 동봉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과일을 섭취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돌 관계자는 "후룻컵은 편의점에서만 60% 이상 팔리고 있다. 간편히 과일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작은 크기의 과일도 등장했다.



수박은 수분이 많고 맛이 좋아 인기가 높지만, 크고 무거워 간단하게 섭취하고 싶은 이들은 구매를 꺼렸던 게 사실이다. 이들을 위해 사과처럼 깎아먹을 수 있는 미니수박이 만들어졌다. 사과 만하다고 해서 '애플수박'이라고도 불린다.
미니 애플 수박. /사진=판매 쇼핑몰 캡처미니 애플 수박. /사진=판매 쇼핑몰 캡처
◇기존 것을 새롭게, '리사이징' '리패키징'
적게 간편히 먹는 이들이 늘면서 기존 제품을 작은 사이즈로 '리사이징'해 판매하는 제품도 늘고 있다.

여러 번 나눠 먹다보면 상하기 십상인 두부가 그 예다. 풀무원은 적게 먹는 이들을 위해 110g으로 만든 '국산콩 100% 한끼 두부'와 두부 한 모를 두 개로 나눈 '투컵 두부', 네 개로 나눈 '신선한 네모' 등을 판매하고 있다.

큰 박스에 담겨 수십차례 먹을 수 있던 씨리얼도 바뀌었다. 농심켈로그는 한 끼 분량의 소포장 컵에 담은 '첵스초코 컵시리얼'을 출시했다. 한 끼 분량의 시리얼을 담아 보관도 쉽고, 바삭바삭한 식감과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간단히 직장이나 학교 등에서도 섭취할 수 있다.
"조금씩 5~6끼"…오늘도 나는 '작은 식사' 한다
이 같은 트렌드가 이어지자 반쪽 짜리 라면도 등장했다. SK플래닛 11번가와 삼양식품이 손잡고 출시한 '맛있는라면 미니'가 그것. 기존 라면 양이 부담스러운 이들이나 간단한 간식을 원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 반응이 쏟아져, 지난달 한정으로 판매됐던 해당 제품이 이번달에도 한 차례 더 판매됐다.
프링글스 바이트(왼쪽), 프링글스 미니컵프링글스 바이트(왼쪽), 프링글스 미니컵
과자도 소포장 리패키징 열풍이 한창이다. 2개 들이 초코파이, 한입 크기 다이제, 프링글스 바이트·미니컵 등이 그 예다.


전문가들은 조금씩 자주 먹는 식사 습관은 건강에도 좋다고 조언한다. 영국 영양학자 안토니 헤인즈는 "한번에 많이 먹으면 소화기관에 무리가 가고, 많은 섭취량을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다 써야하고 속도 더부룩해진다"면서 "조금씩 자주 식사하면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 신체 기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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