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공시문제 풀어본 인사혁신처장 "시험문제 개선할것"

머니투데이 백지수 , 조준영 인턴 기자 2017.10.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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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공시생 25만명' 시대, 행안위 국감장에서 도마 오른 공무원 시험

 김판석 인사혁신처 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판석 인사혁신처 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인사혁신처장에게 짖궂은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조선 태형령이 몇 년에 공포 됐을까요?"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혁신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 채용 시험 문제와 낮은 합격률이 도마에 올랐다. 직무와 상관 없는 지엽적인 게 공무원 시험에 나오는 등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현실과 맞지 않는 '시험 문제'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이에 "앞으로 공무원 시험에서 지엽적 문제 출제를 지양하겠다"며 "시험과 문제 내용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필기 시험을 검정시험으로 대체하고 면접을 전문화해서 직무 능력이 괜찮은 사람을 뽑게 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날 공무원 시험을 지적한 의원들은 실제 공무원 시험 문제를 예시로 들며 김 처장에게 문제 풀이를 요구하기도 했다.



황영철 의원은 "조선 태형령이 몇 년에 공포 됐는지 아냐"고 운을 띄우며 "공무원 뽑을 때 이렇게 연도를 묻는 등 암기식 문제가 과연 적합하냐는 문제 제기를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한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보좌진들이 직접 노량진 고시촌에 가서 의견을 수렴하고 여론조사를 했더니 현행 시험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4.3점으로 나왔다"며 "인혁처가 출제 방향에 대해 정확히 제시해야 공시생들도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다, 직무 수행과 관련된 부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요구를 검토해 달라며 공시생 342명의 설문지를 종이 봉투에 담아 인혁처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무원 시험 응시 자격을 위해 치러야 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화면에 띄우고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50초 내에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직과 연관성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이고 공무원 합격자들도 (직무와) 연관 없다고 응답했다"며 "공무원 시험이 민간과의 호환성의 강화되면 공무원 시험에 너무 몰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공직에 적합한 인재상과 그에 맞는 평가 방식이 병행되면 그런 점은 불식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 순경 채용 시험과 9급 공무원 시험에서 고졸 학력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선택과목제에서도 합격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 의원은 실제 순경 시험에 나온 한자 문제와 과학 문제, 수학 미적분 문제 등을 김 처장에게 보여주며 "(선택 과목제 중) 고교 과목의 시험 출제 난이도가 수능 형식이라 수능을 준비하지 않은 고졸자 응시생들은 오히려 이런 과목을 선택할 수 없는 역차별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 지적에 김 처장은 "고교 졸업자가 합격하는 비율이 2%미만"이라며 "이 부분은 공론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공직에 고교 과목 선택해서 들어오는 비율이 그렇게 낮으면 굳이 이걸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우리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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