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강, '내면 여행'(1990) Mixed media on paper 105x75cm. /사진=팔레 드 서울
미국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추상 표현주의 화가 유부강(Bukang Yu Kim) 개인전 '여정의 기억들'이 갤러리 '팔레 드 서울'에서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개최된다. 다음달 4일에는 '오프닝 리셉션 및 작가와의 만남'을 가진다.
이번 전시는 유 작가의 첫 국내 개인전인 만큼 주요 작품 51점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 전반을 조명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작인 '내면 여정'(1990), '겨울나무'(1996), '튀어오르다'(2002), '나무'(2013~2016) 등 30년에 달하는 작품 세계의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다.
국내 미술계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연구되지 않은 작가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크게 세 시기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미국 이주 이후 1990년 신시내티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의 초기 작품이고, 두 번째는 1990년 이후 2010년대 초반까지 추상 표현주의의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 시기, 세 번째는 2010년대 이후 최근까지다.
1990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는 작품 세계를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추상주의 실험이 이뤄졌다. '어디로 가려고?'는 1993년 작품이지만 작가가 올해 들어서야 터치를 더해 14년 만에 완성했다. '열정'(1993), '존재'(1994~1996) 등은 강렬한 색상과 미지의 문자와 같은 붓 터치가 인상적이며 '산'(2000), '음양'(2001)은 각각 산과 동양적 구성을 담아낸 작품이다. 2010년대 이후 최근작인 '가을'(2013~2015), '나무'(2014~2016)는 보다 보편적이고 온건한 자연을 표현해내고 있다.
유 작가의 작품은 서양과 동양 예술의 혼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풍부한 서양적 색감과 질감, 그리고 동양의 붓글씨를 연상시키는 과감한 붓 터치가 화폭 안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티모시 럽(Timothy Rub)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장은 “미국에서 2차 대전 이후 전개되어온 추상 표현주의의 가능성이 아직 고갈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주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