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2연패' KCC, 결국 팀에 필요한 것은 '조화'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2017.10.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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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이정현과 안드레 에밋. /사진=KBL 제공<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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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 이정현과 안드레 에밋. /사진=KBL 제공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전주 KCC 이지스가 개막 2연패에 빠졌다.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과제도 확실하다. 핵심은 선수들 간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KCC는 시즌 첫 경기였던 15일 원주 DB전에서 76-81로 패했다. 두 번째 경기인 18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도 92-98로 졌다. 개막 2연패다. 시즌 초반 분위기가 썩 좋지 못하다.

비록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치기는 했지만, KCC는 2015-2016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었다. 기본적으로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KCC가 이정현이라는 초대형 퍼즐을 더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첫 두 경기에서 뭔가 묘하다. 과제가 보인다. '조화'다.

당초 시즌을 앞두고 KCC의 과제로 안드레 에밋(35·191cm)과 이정현(30·191cm)의 공존을 꼽았다.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에밋은 말이 필요없는 KCC의 에이스였고, 해결사였다. 2015-2016 시즌 에밋이 없었다면 KCC의 정규리그 우승도 없었다. 당시 에밋은 54경기에서 평균 25.7점 6.7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날았다.


2016-2017 시즌에는 부상으로 25경기 출장에 그쳤다. 기록 자체는 28.8점 7.7리바운드 3.0어시스트로 흠잡을 곳 없었지만, 많이 뛰지 못하면서 KCC도 힘겨웠다. 결과는 최하위였다. 올 시즌은 건강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자리만 지킨다면 성과는 확실히 낼 수 있는 선수다.

그리고 이정현이 더해졌다. 이정현도 KGC의 해결사였다. 지난 시즌 54경기에서 15.3점 3.0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만들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위닝샷도 이정현이 만들어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었고, KCC는 무려 9억 2000만 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베팅하며 이정현을 품었다. 보여준 것이 있고, 보여줄 것도 있다. 그만큼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일단 첫 두 경기에서 에밋-이정현의 개인 기록은 좋다. 에밋은 평균 33.0점 7.0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올렸고, 이정현은 14.0점 4.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에밋 쪽으로 다소간 쏠린 감이 있었다. 이정현의 경우 15일 DB전에서는 12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18일 전자랜드전에서는 16점을 올렸으나 1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뭔가 묘하게 밸런스가 맞지 않는 모양새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정현이 국가대표에 다녀왔고, 부상까지 당하며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KCC로서는 에밋-이정현의 공존에 대한 해법을 확실히 찾을 필요가 있다.

끝이 아니다. KCC에는 에밋-이정현 외에도 하승진(32·221cm), 전태풍(37·180cm), 송교창(21·198cm), 찰스 로드(32·200cm)까지 포진하고 있다. 개개인의 기량이 뛰어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전태풍과 송교창은 에밋-이정현과 마찬가지로 공을 가지고 플레이하는데 익숙하고, 또 그렇게 해야 파괴력이 나온다. 누구 한 명이 공을 잡으면, 나머지 선수들이 어느 정도는 손을 놓게 된다.

하승진과 로드는 함께 있을 때 겹치는 부분이 있다. 속도의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손해를 본다. 상대 빅맨 수비에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로드 역시 공을 꽤 많이 가지고 플레이하는 편이다.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 KCC는 옥석을 가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구슬은 많다. 잘 꿰는 것만 남았다. 일단 첫 두 경기에서는 조금은 어긋난 모양새다. 그래도 아직 50경기 넘게 남아있다.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우승으로가는 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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