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미국의 TD 아메리트레이드가 조사한 결과 성인의 25%가 자신은 은퇴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또 55세 이상 성인 중 30%는 미래를 위해 모아놓은 돈이 없었다. 현실이 이런 데도 노후 빈곤을 남의 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현상 유지 편향 탓이다.
◇50대 넘어서도 여전히 빚이 있다=아는 분이 올해 환갑이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전혀 환갑으로 보이지 않는 외모 때문이다. 요즘은 50대와 60대를 구분하기 힘들다. 70대를 넘어서야 얼굴에서 늙음의 기운이 느껴진다. 지금의 60대는 확실히 10년 전, 20년 전의 60대와 다르다. 그래서인지 50대가 돼서도 노후대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빚에 있어서만은 나이를 생각해야 한다.
정년이 60세로 연장됐다고 하지만 민간기업에서는 정년이 의미가 없다. 50세만 넘어서면 언제 그만둬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50대는 짐 싸서 집에 갈 사람이 자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옛날과 달라져 50대면 직장을 그만둬도 다른 일을 찾는다. 하지만 대개는 급여 등 근로조건이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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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50대는 10년 전 40대와 마찬가지라고 해도 노후대비는 해야 하고 그 첫걸음은 빚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은퇴 후 재정관리의 핵심은 고정비를 줄이는 것인데 빚은 이자라는 고정비를 유발하는데다 은퇴 후 연금밖에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부채 원금을 갚아나가기란 상당히 힘들다.
50대엔 빚을 줄여나가기 시작해 60세가 되기 전에 빚에서 완전히 해방돼야 하는데 50대가 넘어서 노후대비를 한답시고 오히려 돈을 빌려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사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이 들어선 투자도 조심해야 하는데 빚내 투자는 더욱 위험하다. 빚내 투자해 이익을 봤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그게 내가 아니란 법은 없다. 50대 넘어서 빚내 투자했다가 그나마 있는 재산 날리고 자식에게 빚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3. 생활을 바꿀 생각이 없다=서울 강남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지금 와서 이사 갈 수는 없다거나 일주일에 한 번씩 가사 도우미를 불렀는데 이제 와서 집 청소를 직접 하기는 어렵다거나 주말엔 늘 외식을 했는데 주말까지 밥을 해먹진 못하겠다거나 하면 아직 은퇴할 준비가 안 된 것이다. 일하지 않아도 자산이 넉넉하다면 모를까 대개는 은퇴로 소득을 잃게 되면 돈 벌던 때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돈 벌던 때의 생활방식 일부를 희생할 수 없다면 계속 일하며 돈을 버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