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회사, AI 등으로 자동 규제대응 도입 검토해야"

레그테크 활성화 세미나 개회사 "레그테크 관심 여전히 저조…산업육성 적극 지원할 것"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리스크 측정이나 법규준수 점검 등을 자동화할 수 있는 레그테크(RegTech)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며 금융회사에 "도입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최 원장은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레그테크 도입 및 활성화 과제' 세미나에서 "레그테크는 금융산업 전체의 법규준수 비용절감에 매우 강력하고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금감원도 레그테크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규제대응을 자동화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접근방식을 의미한다. 레그테크를 활용하면 개별 금융회사의 준법감시 능력이 향상될 뿐더러 규제준수를 위한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법규준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 영업 자체가 어려웠던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소규모 핀테크 회사의 경우 비용이 큰 자금세탁방지시스템 구축 대신 레그테크 솔루션으로 고객확인이나 필터링 기능을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 이미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레그테크를 통한 규제 및 기술 통합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블록체인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반 모기지론 거래내역 분산 원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호주 및 싱가폴 금융당국도 자체적인 레그테크 프로젝트 및 포럼 개최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 원장은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레그테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저조하다"며 "규제준수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는데 미온적일 뿐만 아니라 도입에 대한 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은 것이 금융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레그테크 도입시 "단기적으로 투자비용을 발생시키겠지만 규제대응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고도화하고 효율성이 높아져 전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금감원도 레그테크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FCA를 비소해 해외 감독당국의 지원 정책 등을 참고해 국내 실정에 맞는 레그테크 생태계 조성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내 금융회사 및 IT회사, 학계 전문가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올해 안에 레그테크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