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다시 읽는 '승정원일기'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10.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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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조선왕조 건강실록'…승정원일기에서 찾은 조선 생로병사의 비밀

한의학으로 다시 읽는 '승정원일기'


명성황후의 첫째 아들은 왜 항문이 막혀 죽었을까? 보습 효과가 뛰어났던 최고급 왕실 미용크림은 무엇이었을까? 조선시대 '승정원일기'에서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면 왕실 사람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소소한 생활상이 남는다.



이 책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 303호인 '승정원일기'를 미시사적으로 풀어낸 연구서다. 9명의 한의사들은 조선시대 왕실의 비서실이었던 승정원의 기록 속에서 왕실 사람들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 그리고 한의학에 주목했다.

1부 '조선 왕실 사람들의 생로병사'에서는 의학 기록을 토대로 왕실 인물들의 삶과 죽음을 다룬다. 2부 '조선 왕실 사람들의 희로애락'에서는 이들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3부 '조선 의료인들의 눈부신 대활약'에서는 왕실 안팎 의료인들의 활약상을 실었다. 4부 '조선 왕실 사람들이 향유한 의료문화'에서는 의료문화에 대한 기록을 발굴해 실었다.



조선 최악의 의료사고로 사망한 효종, 회충으로 고생했던 영조 등 왕의 기록부터 피를 토하며 죽은 정성왕후, 상상 임신을 했던 효의왕후 등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왕실 인물들의 이야기도 수록했다. 인선왕후의 거대 종기를 완벽하게 치료한 의관 백광현, 숙종의 천연두(두창)을 치료한 어의 유상, 청나라 태종이 말년에 찾은 조선 최고의 명약 '죽력' 등 우리 의료기술과 의료인의 활약상도 담겨 있다.

저자는 "'승정원일기'는 반전의 기록이자 미지의 기록"이라며 "'조선왕조실록'보다 10배 가까이 상세한 기록이 남아있어 (승정원일기를 참고하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 사실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또 특정 사건이나 특정 왕실 인물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사실도 상세하게 남겨져 있다"고 말한다.

◇조선왕조 건강실록=고대원·김동율·나향미 외 6명 지음. 트로이목마 펴냄. 368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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