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철강 로고/사진제공=블룸버그
한동안 독일차 브랜드에 밀려 주춤하던 일본차 브랜드들은 2015년 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인 이른바 '디젤 게이트'로 반사 이익을 얻으며 상승세를 타던 터였다.
명확한 입장 발표가 계속 지연되다 보니 기존 구매자 및 잠재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고베제강은 알루미늄·구리 제품 외에 주력인 선재를 비롯한 철강 등 9개 제품군에서도 부정이 있었다고 시인했고, 일부에선 이런 비위가 수십 년 전부터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폭로까지 나온다.
일본차는 국내에서 가솔린·하이브리드 모델의 선전 추세와 함께 올해 판매 신장을 보여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판매된 수입차 17만3561대 가운데 18.6%가 일본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포인트 늘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품질조작에 대한 사과문이 게재된 고베철강 홈페이지.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지난달 초 2017년식 CR-V와 어코드 등 신차에서 발생한 녹·부식 문제를 방치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혼다코리아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 회사는 약 500만원 할인 등 파격적인 조치로 판매량 방어에 나섰다. 혼다코리아 지분 5%를 보유한 정우영 대표는 올해 국토교통부 국감 증인 출석 대상에 올랐다.
닛산 일본 본사는 고베제강 사태와 비슷한 시기 무자격 직원에게 출고 전 신차 검사를 맡긴 사실이 들통 나 홍역을 치르고 있다. 다만 한국닛산 관계자는 "해당 차량은 국내엔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국닛산도 올 들어 캐시카이와 인피니티 Q50 디젤 모델 등이 인증서류 위조 혐의로 검찰 고발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한국닛산 허성중 대표에게 패스파인더 국내-미국 차별 리콜 논란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오는 19일 간판 중형세단 8세대 완전변경 신형 캠리를 출시하는 한국토요타도 직간접적 여파가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가 허리케인이 될지 미풍에 그칠 지 여부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도쿄모터쇼에서도 일본차 업체들이 고베제강 관련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