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 미워도 다시 한번…배신안할 펀드는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7.10.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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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재테크용]중국 주식형 펀드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 32%…"중국 경기하방 압력 방어 숙제도 남아"

투자자들이 다시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들어 중국 경제 사정이 나아지면서 기대감이 커졌고 중국 펀드에 지난달에만 2265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19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홍콩H지수 등락 폭의 1.5배 수익률이 결정되는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1.5' 펀드에만 890억원이 들어왔고 'KB중국본토A주'(446억원)와 'KB통중국고배당'(419억원)에는 86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203억원)에도 2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이밖에 'KTB중국1등주'(253억원), '삼성누버거버먼차이나'(109억원) 등에도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중국투자, 미워도 다시 한번…배신안할 펀드는


중국 증시는 국내 투자자에게 애증의 관계다. 2008년 당시 6000선을 돌파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3300대로 반토막 상태다. 지난 18일 마감 기준 상하이종합지수는 3381.79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의 큰 변동성 탓에 펀드 수익률도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중국 주식형 펀드에선 대규모 환매가 몰렸다. 절정에 달했던 2008년에는 2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린 반면 현재는 7조원 수준으로 절대 잔고가 많이 축소됐다.

중국 증시는 여전히 중국의 부채 문제, 미국과의 무역마찰 등으로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중국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지난달 이후 중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사드 갈등 등 정치 리스크 완화에 따라 다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애증의 중국 주식형 펀드…미워도 다시 한 번 = 중국 펀드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5년 IPO(기업공개) 규제정책, 지난해 경기 경착륙 우려에 따른 투자 심리 냉각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겼다.

다행히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과 증시 안정화조치를 통해 조정을 끝낸 중국 증시는 현재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항셍지수와 홍콩H지수는 각각 30%와 24% 상승했다. 상하이지수도 9% 가까이 오르며 호조를 보였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향후 중국 증시도 장밋빛이다. 특히 18일부터 시작된 19차 당대회가 끝나고 시진핑 2기가 본격화 됨에 따라 중국은 더욱 안정적인 성장 그림을 제시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IT(정보기술)와 인프라 관련 업종이 매력적이란 평가다. 중국은 그동안 안정적 뉴노멀(신창타이)을 기조로 과감한 경제 개혁을 단행하면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당 대회 이후로도 해당 기조를 이어가고 특히 인프라투자를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B증권 멀티에셋전략팀은 "중국 정부가 지방의 관리들을 평가하는 항목에 일대일로(一帶一路) 등의 추진 사업에 대한 참여 상황을 포함시켰고 신도시를 건설하는 슝안신구(雄安新區) 개발 정책을 통해 친환경 녹색 스마트 도시 건설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이러한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단기적 경기 부양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가처분소득 증가율 상승이라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맞물려 내년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6% 대 후반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말이 되기 전 중국 경기의 하방 압력을 방어해야만 한다는 숙제도 남아있다. 최근 중국은 1선 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고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자금 유출 압력 확대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리스크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조언했다. 권아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당대회 이후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고 있고, 수입 대체 등은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가파른 소득 증가와 대내외 수요의 양적·질적 성장을 봤을때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효자 노릇 톡톡히 한 중국 펀드는? =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154개(대표펀드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32.44%다. 이는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23.86%)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1년·3년 수익률도 각각 28%·39.8%로 모두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을 5%포인트 가량 앞섰다.

중국투자, 미워도 다시 한번…배신안할 펀드는
개별 펀드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 펀드가 독보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대표펀드 기준)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65.5%로 가장 높았다. 2년 수익률은 56.3%에 달한다.

해당 펀드 포트폴리오에는 '텐센트 홀딩스'(9.27%)와 '알리바바그룹 홀딩'(9.11%) 등 인터넷 기업이 9%대로 높게 담겼다. 'TAL 에듀케이션 그룹'(8.14%), '뉴 오리엔탈 에듀케이션 앤 테크놀로지'(7.99%) 등 교육 관련 기업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1'(64.07%), 'KTB중국1등주'(56.7%),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56%), '동부차이나1'(51.57%) 등이 뒤를 이었다. ETF(상장지수펀드) 중에선 '삼성KODEXChina레버리지ETF'가 55.5%로 가장 높았다.

다만 전체 중국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이 낮은 펀드들은 인버스 펀드를 제외하고 '삼성KODEX심천ChiNext증권ETF'(-7.41%), '한화ARIRANG심천차이넥스트증권ETF'(-7.54%) 등 심천 증시 상장사 편입비중이 높았다. 심천 증시는 신성장기업이 많이 상장돼 있다.

오온수 KB멀티에셋전략팀 팀장은 "심천 증시는 이전에 선강퉁(심천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에 따른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현재 조정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4차산업이나 제약 등 경쟁력 있고 우량한 민영 기업들이 상당 부분 상장돼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두고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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