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 기간이 하루이틀 늘어나면서 조바심도 커져만 가던 와중에 몇몇 대학 동창들의 '창업' 소식이 들려오자 나씨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물론 창업도 취업만큼 또는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겠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채용 전형의 틀에 스스로를 맞추기보다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승부를 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대금리 주는 창업자 전용 대출 잇따라 출시=병원 진단서와 진료비 영수증 등 의료 서비스 문서 발급, 비급여 진료비 할인, 기업 맞춤형 건강검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의료포털 스타트업 '병원가자'는 KB국민은행의 'KB창업기업 우대 신용대출'로 사업 확장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기술보증기금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의료서비스 특허도 다수 보유했지만 추가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던 때 기업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상품은 사업 개시 7년 이내의 창업 중소법인을 대상으로 담보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준다. 재무적 성과가 없는 기업도 전문심사역이 잠재력과 기술력을 인정하면 대출이 가능하다. 최대 우대금리 2.4%포인트를 적용하면 최저 연 2.9% 금리로 사업자금을 빌릴 수 있다. 기술평가 우수기업은 대표이사의 연대보증도 생략한다. 대출기간이 2년 이상이면 사업 초기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1년차 이자 중 일부를 2년차 이후로 이연하는 '이자상환플랜'도 적용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4차 산업혁명 기업을 위한 특화상품 '신성장 선도기업 대출'을 판매 중이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사업과 관련해 우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대상이다. 고정금리 기간을 확대해 금리 변동 리스크를 축소하고 기술등급에 따라 금리를 추가로 우대해 준다.
◇은행이 기업도 키워준다…교육·멘토링에 사무실까지 제공=은행권은 단순 금융 지원을 넘어 기업의 경영 고민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창업의 'ABC'부터 운영과 기술개발, 마케팅, 영업 노하우까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CT(정보통신기술) 등 미래산업뿐만 아니라 일반 음식점과 소매업, 노래연습장 등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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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은 창업지원센터 'IBK창공'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업종에 관계없이 설립 7년 미만 기업이면 지원할 수 있다. 선발되면 최대 5000만원의 시드머니(종자돈)와 함께 경영진단 컨설팅, 일대일 멘토링 등을 지원받는다. 프로그램 이수 후 우수 기업으로 평가받으면 최대 5억원까지 후속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다음달 3일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기업은행은 서류심사와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20개 업체를 선발한다.
국민은행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서울 사당동, 양평동, 광화문, 서초동, 쌍문동 등 5개 지역에 'KB 소호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점포 입지, 상권 분석, 절세 방안 등 폭넓은 창업정보와 금융상담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KB소호 창업지원센터에서 지원한 창업컨설팅 건수만 약 1년간 600여건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올해 문을 연 '신한 성공 두드림 소호(SOHO) 사관학교'는 지난 8월 1기 30명의 자영업자를 선발해 교육을 마쳤다. 선발된 자영업자들은 8주 동안 과제 수행과 실습을 통해 홍보 및 마케팅, 매출 올리는 팁 등 현장 전략을 배웠다.
금융의 미래인 핀테크 기업들에 대한 은행권의 지원은 더 파격적이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저마다 핀테크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를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의 '1Q Lab'(원큐 랩),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퓨처스 랩', KB금융그룹의 'KB 이노베이션 허브', NH농협금융지주의 'NH핀테크혁신센터', 우리은행의 '위비 핀테크랩'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그룹들은 핀테크 스타트업에 사무공간을 내주고 직·간접 투자, 경영컨설팅, 법률·특허 등 분야별 전문 인력의 멘토링을 제공한다. 그룹 내 관계사를 통한 스타트업 아이디어의 사업화 기회도 열려 있다. 매년 1~2회 정기적으로 심사를 거쳐 선발하는 만큼 창업자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