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 4조 딜 이후 주가 향방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9.28 16:33
글자크기

대신證 "SK하이닉스 도시바 메모리 15% 지분 확보시 시가총액 9% 상향 가능"

SK하이닉스가 4조원 규모 도시바 메모리 투자를 결정하자 증권가 전문가들은 "기업가치를 한 단계 상향시킬 이슈"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도시바 투자가 마무리 된 후 주가 향방과 관련,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SK하이닉스, 도시바 4조 딜 이후 주가 향방은?


28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는 전일대비 800원(0.97%) 오른 8만3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개최한 뒤 총 투자금 4조원, 취득가능지분 15% 안이 담긴 도시바 메모리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과 함께 설립할 SPC(특수목적법인)에 총 3950억엔(약 4조원)을 출자하고, 이 법인이 발행할 1290억엔의 전환사채를 인수한다.



즉 이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도시바 메모리 지분 15%를 확보하게 된다. 전환사채 주식 전환시 지분율이 15%로 낮기 때문에 도시바의 순이익은 연결 기준이 아닌 지분법 이익으로 SK하이닉스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투자가 SK하이닉스 기업가치에 미칠 실질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신증권은 도시바의 연간 매출을 11조원으로 보고 영업이익률을 35%, 법인세율 30%로 가정할 때 SK하이닉스가 15% 지분을 확보한다면 2018년 낸드 사업부의 순이익이 약 4000억원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기업 가치 전체로 볼 때는 시가총액이 약 9% 증가할 이슈라고 판단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분법 이익 기대 반영은 아직 시기상조지만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을 증가시킨다는 의미가 있다"며 "특히 D램보다 낸드 메모리의 가치(밸류에이션)가 높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 기업가치 상향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투자가 도시바 메모리 지분 확보 면에선 의미가 있으나 낸드 기술 제휴 측면에서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한승훈 도이치뱅크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거래를 통해서도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낸드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에 접근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하지 않는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도시바와 추가적인 협력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정준 JP모간 리서치센터장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타 기업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방지하면서 지분도 확보할 수 있기에 확실히 좋은 뉴스"라면서도 "다만 낸드 지적재산권 공유, 공동 연구개발 등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주가의 중대 분수령이던 도시바 메모리 인수가 마무리되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주가 향방에 쏠리고 있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에 대해 '강력매수' 의견을 개진하고 있지만 실적이 D램 가격에 좌우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구심을 놓지 않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현재 국내외 증권사 가운데 노무라가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3만원으로 가장 공격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고 JP모간, UBS,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중립' 의견을 내고 있다.

박정준 JP모간 센터장은 "D램 사이클이 장기화된 덕분에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초대비 80% 넘게 올랐지만 지금과 같은 D램 가격 강세가 지속될 수 없다"며 "결국 D램 가격은 꺾일 것이고 D램 의존도가 높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D램 가격이 꺾이면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압박에 직면하게 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비중을 줄여나갈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