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11월부터 신용거래 이자율을 인하한다. 최고 연 11.8% 수준인 1~15일 기준 이자율을 각각 1~7일은 연 7.5%로 8~15일은 연 8.5%를 적용한다. 16~ 90일은 연 9.0%, 90일 초과는 연 9.5%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무료 수수료 경쟁이 격화되며 수수료 수익이 미미해진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과 달리 신용융자 이자는 여전히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이어서 이날 시장 충격이 컸다.
현재 키움증권의 신융융자 잔고는 약 1조원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이자율이 1%포인트 낮아질 경우 영업이익은 약 4% 줄어든다. 이번에 4.3%포인트라는 파격적인 인하율이 제시되면서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로 신용융자금이 증가해 이자 소득 감소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해 7월 키움증권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일괄 0.25%포인트 인하한 후 3분기 신용융자금이 8450억원으로 2분기 대비 25.2% 증가해 신용융자 이자 이익이 오히려 2분기 대비 13.4% 증가한 전례가 있다.
임수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자율 인하로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여력이 커질 경우 키움증권의 순이자 이익 감소 가능성은 낮다"며 "이자율이 인하된다 해도 이익 감소보다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증권업계 전체로는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7일 이내 신용거래 이자율을 기존 연 5.9%에서 연 4.5%로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도 이자율을 기존 7.5~10.5%에서 6.5~8.0%로 인하했다. 주식 거래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인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를 신호탄으로 신용이자 '도미노 인하'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과 달리 신융융자 수익은 증권사의 핵심 이익 중 하나"라며 "브로커리지 수수료처럼 무작정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신융융자 이자율 인하 경쟁이 벌어진다면 대형사가 버틸 수 있는 여지가 훨씬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날 증시에서는 대형사보다 중소형 증권사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대신증권 (15,740원 ▼240 -1.50%)이 4.74% 내렸고 동부증권(-5.35%) 유안타증권(-4.13%) 한화투자증권(5.89%) 등의 낙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