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주=>'2차전지 대장주'…환골탈태 포스코켐텍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9.25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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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2020년 음극재 매출 2000억원 달해...피엠씨텍 턴어라운드도 호재

2017년 주식시장을 4차산업 관련주가 휩쓰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주식이 투자자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 개발에 성공한 포스코켐텍 (303,500원 ▲1,000 +0.33%)은 요즘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대장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굴뚝주=>'2차전지 대장주'…환골탈태 포스코켐텍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기존 사업에 '2차전지'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장착하며 기업이 환골탈태한 대표적 사례"라며 "최근 주가가 너무 빨리 오른 측면이 있지만 4차산업 혁명으로 기업의 근본이 변하는 이 같은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켐텍은 문재인 대통령의 '과외 교사'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본인 명의로 소유한 것으로도 알려진 주식이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계 음극재 매출액은 지난해 230억원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구닥다리 주식에서 4차산업 수혜주로=국내 대표 철강업체 POSCO (422,000원 ▲1,000 +0.24%)의 자회사로 1963년 설립된 포스코켐텍은 내화물·생석회 제조 및 판매업체로 생산한 내화물 등을 POSCO에 납품해왔다. 내화물이란 각종 제철, 시멘트, 비철금속 등 공업용로에 사용되는 재료로 고온에서도 용융되지 않는 비금속재료를 지칭한다.

포스코켐텍의 실적은 기본적으로 철강 업황을 따라가면서 성장성은 높지 않아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과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왔다. 이 회사의 실적과 주가를 단박에 도약시킬 수 있는 모멘텀은 2010년 인수한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에서 왔다.

50년간 내화물과 생석회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굴뚝기업이 2011년 천연 흑연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해 국내 최초로 독자기술을 적용한 전기차 배터리용 음극재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2011년부터 공장을 차례로 완공하며 생산력을 계속 확대, 현재 연간 6000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세계 음극재 시장 규모는 11만톤~13만톤 수준으로 추정되며 2차전지 수요 확대로 2020년에는 40만톤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음극재 시장은 중국 및 일본 업체가 주도하는 가운데 포스코켐텍은 국내 유일의 음극재 생산업체로 주목받게 됐다.

POSCO는 2020년까지 단계적 투자로 총 3만톤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해 포스코켐텍을 글로벌 2차전지 소재업체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음극재 매출, 2020년 2000억원까지 확대 전망=전기차의 핵심 이슈는 한 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얼마나 오래 주행할 수 있는지 여부다. 때문에 충전할 때 리튬이온을 받아들여 배터리의 저장 기능을 담당하는 소재인 음극재는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의 핵심 물질에 해당된다. 특히 음극재는 2차전지 소재 중에서도 국산화율이 가장 저조하다.

국내 유일의 흑연계 음극재 생산업체인 포스코켐텍의 몸값이 높은 이유다. 음극재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포스코켐텍은 지난 2월24일 LG화학과 2020년까지 약 3000억원 규모의 음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미래에셋대우 분석에 따르면 총 2억687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연도별로 환산하면 올해 310억원, 2018년 510억원, 2019년 912억원, 2020년 1328억원의 매출 발생이 기대된다. 지난해 음극재 매출액이 230억원에 그쳤는데 올해부터 고성장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포스코켐텍은 현재 주로 LG화학에 납품 중이나 향후 고객을 다변화하고 납품 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201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인조흑연계 음극재가 개발될 경우 매출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극재는 원료에 따라 천연흑연계 음극재와 인조흑연계 음극재로 나뉜다. 포스코켐텍은 현재 천연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개발 중인 인조흑연계 음극제는 자회사인 피엠씨텍의 침상코크스(인조흑연계 음극재의 원재료)를 원료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음극재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진행 중인 고객·제품 다변화를 감안할 때 포스코켐텍의 음극재 매출액은 2020년 1900억원~2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장기 음극재 성장으로 2020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4000억원, 132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음극재 매출 2% 불과…올해부터 '껑충' 뛰어=포스코켐텍은 2차전지 소재주로 주목받으며 올 들어 주가가 단숨에 130.4% 급등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매출액 비중은 내화물 38%, 생석회 33%, 케미칼 27%를 차지했고 음극재는 2%에 그쳤다. 올해 2차전지 음극재 매출액은 약 410억원(추정치)으로 전체 매출액 비중은 4% 수준이다. 즉 주가는 음극재 매출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먼저 움직인 셈이다.

음극재 매출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실적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상반기 매출액은 5799억원으로 전년동기(5492억원)보다 5.6% 늘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866.7% 급증했다. 매출액 증가로 매출 총이익이 급증한 데다 지분법 손실이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상반기 순이익만으로도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이익(445억원)에 필적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3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자회사 피엠씨텍의 적자 폭이 축소되며 지분법손실(지분율 60%)이 작년 212억원에서 올 상반기에 33억원으로 감소한 것이 두드러졌다. 피엠씨텍은 최근 침상코크스 가격이 2분기 대비 5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상반기 손익분기를 넘어 하반기에는 지분법 이익(약 170억원)을 내며 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피엠씨텍은 콜타르 기반의 침상코크스 사업을 위해 2012년 미쓰비시 그룹과 합작 설립(6대4비율) 한 회사로 지난해 3월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회사다.

본업의 꾸준한 실적과 자회사 피엠씨텍 턴어라운드에 힘입어 포스코켐텍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대비 6.6% 증가한 1조1914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6.9%, 127.6% 증가한 1168억원, 99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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