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배우 문성근, 김여진, 김민선, 방송인 김미화./사진=머니투데이DB
국정원 개혁위원회의 지난 11일 발표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부터 2013년까지 국정원은 청와대와 합작해 문화예술인 82명을 '반정부성향'으로 지목하고 '좌파 연예인 대응 TF(전담팀)'를 구성해 이들 활동에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노사모' 문성근…방송 제한·악성 게시글 피해
배우 문성근이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국정원은 문성근의 방송 활동 제한뿐 아니라 비판여론 조성도 시도했다. 지난 14일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2011년 국정원이 문성근과 배우 김여진의 부적절한 관계를 나타내도록 합성한 사진을 제작해 유포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소셜테이너' 김여진·김민선
배우 김여진(왼쪽), 김민선 /사진=뉴스1(왼쪽), 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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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은 지난 19일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트위터에 "조사를 받았고 합당한 처벌을 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실제 국정원 문건을 보니 다시 한번 마음 한편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문성근이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라고 말한 배우 김민선(김규리)은 SNS에 광우병 파동, 세월호 참사 등을 언급했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 당시 SNS에 "아이들아 어른들이 미안하다"라며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소망이 하늘에 닿기를"이라는 글을 올렸다. 2008년 5월에는 광우병 문제와 관련 미니홈피에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는 것이 낫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민선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서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라며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 데 사용됐다니"라고 말했다.
◇'정부 비판 발언' 김미화 "이명박 전 대통령 고소할 것"
개그우먼 김미화가 19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김미화는 2010년 트위터를 통해 "저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단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KBS는 이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고소했다가 취하했다.
김미화는 지난 19일 검찰 조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해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어느 범위까지 (고소)할지 변호사와 상의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민·형사 고소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예인들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본격 연예 한밤'에서는 배우 유준상의 경우 고 노 전 대통령 분향소 강제철거 당시 게시판에 올린 "정치하는 분들 부끄럽다. 반성하라"는 글이 문제가 된 것으로 추측했다. 배우 이준기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시민 강제 연행에 대한 비판적 글을 미니홈피에 올린 것이 원인으로 추측됐다.
방송인 배칠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며 풍자 개그를 한 것, 가수 이수는 고 노 전 대통령 추모글을 올렸던 게 이유로 추정됐다. 지난 2008년 MBC '명랑히어로'에 출연해 당시 정권에 비판적 의견을 냈던 방송인 박미선, 김구라, 가수 이하늘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하늘은 당시 방송에서 '쥐는 살찌고 사람은 굶는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방송인 김제동, 배우 권해효, 가수 김장훈 등도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대표적인 소셜테이너로 모두 블랙리스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