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면 남편 직업이 바뀐다"…인권 침해하는 학용품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9.1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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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인권단체 5곳, 차별 조장 문구류 50여점 적발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온라인 문구류 업체가 판매하는 차별, 입시조장 상품./사진=학벌없는사회 제공온라인 문구류 업체가 판매하는 차별, 입시조장 상품./사진=학벌없는사회 제공


"니 얼굴이면 공부 레알(진짜) 열심히 해야해."

광주 인권단체들이 학용품에 인권 침해나 차별 문구를 새겨 판매한 문구업체들의 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광주인권지기 활짝 등 광주 소재 인권단체 5곳은 인권위 광주사무소에서 '차별·입시조장 상품 및 광고'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온·오프라인 문구류 전문 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차별 등을 조장하는 문구류 50여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A업체는 '저장 공간으로 따지면 이 수첩은 원룸, 네 뇌는 한 닭장 정도?', '열공 만이 살길이다', '완전 웃긴다. 너. 그 점수에 잠이 와?' 등 32건의 상품이 문제로 지적됐다.



B업체는 '1등하면 돼지', '10분만 더 공부하면 남편의 직업이 바뀐다', '열공에서 성공하면 어자들이 매달린다' 등 13건이 문제 상품으로 꼽혔다.

C업체는 '기계와 머리는 굴러야 산다', '개같이 공부해서 정승같이 살아보자' 등의 문구가 담긴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단체들은 "일부 상품들이 심각한 차별·입시조장 요소를 담고 있다"며 "상품을 주로 구입하는 청소년들에게 특정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식을 심어준다"며 인권위 진정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 남성의 지위에 따라 남편을 선택한다는 차별적인 표현도 있고 성공한 남성에게 매달리는 존재로 여성을 규정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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