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프타 폐기' 발언 논란… 加·멕 "''협상전략' 비난"(종합)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8.2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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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프타 재협상 의문, 폐기할 수도"… "협상 유리하게 이끌려는 꼼수"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양손 엄지를 치켜 세우며 웃고 있다./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양손 엄지를 치켜 세우며 웃고 있다./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폐기 가능성을 거론하자 캐나다와 멕시코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재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집회에서 캐나다, 멕시코와 지난주에 시작한 나프타 재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결국 나프타를 폐기하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나프타 폐기 발언에 이날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값이 추락했다. 낙폭이 한때 1%가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나프타를 비롯한 무역협정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늘리고 제조업 일자리를 앗아갔다며 기존 협정을 미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뜯어고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취임 직후엔 일본 등과 맺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다만 나프타에 대해서는 폐기 대신 재협상을 추진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협정 당사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지난주 미국 워싱턴DC에서 나프타 재협상 1라운드를 시작했다. 세 나라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재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내년 7월 멕시코 대선과 11월 미국 중간선거 등 굵직한 정치일정을 피해 가능하면 연내에 마무리 짓자는 구상이다.


나프타 재협상 2라운드는 9월 1~5일 멕시코에 열기로 했다. 9월 말 캐나다, 10월에는 다시 미국에서 협상이 이어진다. 3국은 연말까지 추가 협상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뜬금없이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나프타 폐기 발언이 논란을 빚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달라진 것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낸 성명에서 "미국은 나프타의 근본적인 실패를 해결하기 위한 상당한 변화를 추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나프타 재협상이 성공적이지 않으면 협정에서 발을 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 카드로 나프타 재협상을 미국에 유리하게 이끌려 한다고 비판했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교장관은 이날 현지 TV에 "그(트럼프 대통령)가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로 협상하려 한다"며 트럼프의 발언에 멕시코가 겁을 먹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은 성명에서 나프타 재협상 실패 가능성에 대비해 마련해둔 '플랜B'(비상대책)가 있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관리들이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며 바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캐나다 정부의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빨리 나프타 폐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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